▲ 미소로한의원 의정부점 이수범 대표원장(헬스인뉴스 건강멘토)

[미디어파인 칼럼] ‘머리카락으로 사마귀를 없앨 수 있다’라는 속설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머리카락으로 사마귀가 난 부위를 친친 감아두면 피가 통하지 않아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는 것인데, 이는 제대로 된 사마귀 제거법이 아니다. 오히려 사마귀가 더 퍼질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사마귀는 피부 또는 점막에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의 감염이 발생하여 표피의 과다한 증식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피부 위로 병변이 오돌토돌한 모양을 띠며 융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소아에서 많이 관찰되는 보통사마귀, 주로 이마, 턱, 코, 입, 손등에 발생하는 편평사마귀, 티눈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 손발바닥 사마귀, 그리고 성 접촉에 의해 발생하는 음부 사마귀 등으로 나뉜다.

그렇다면 사마귀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알다시피 바이러스 질환은 면역력이 약한 대상에게 더욱 쉽게 옮겨간다. 사마귀도 마찬가지로 일종의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평소 면역력이 약해 감기 등 바이러스 질환에 자주 노출되는 이들에게 나타나기 쉽다.

안타까운 것은 사마귀를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발바닥에 발생한 사마귀는 티눈으로 많이 오해를 받곤 하는데, 티눈은 기계적인 접촉으로 인해 원뿔 모양으로 각질층이 형성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바이러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또 한 가지, 사마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은 피부 위로 융기된 부위를 잘라내면 사마귀가 완전히 제거되는 줄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마귀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를 모르는 채 손톱깎이나 문구용 칼, 혹은 치아를 이용하여 사마귀를 뜯어내려는 이들이 많은데, 어떤 방법으로든 사마귀를 보이는 부분만 제거하면 사마귀 바이러스에 자극을 주어 뿌리가 더욱 피부 안쪽으로 파고들 수 있다. 피부 표면 위로 병변이 다시 솟아오르는 것은 물론이다.

재발 걱정 없이 사마귀를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육안으로 보이는 병변만을 제거할 것이 아니라 피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생활 속 원인을 교정하여 사마귀를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다시금 활성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 섭취, 규칙적인 생활, 그리고 꾸준한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 된다. 스트레스 역시 면역력과 관련이 있으므로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마귀로 의심되는 피부질환을 발견했을 때는 머리카락으로 동여매거나 손톱깎이와 같이 날카로운 것으로 병변을 무리하게 제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는 곧바로 의료진과 상의를 거쳐 현재 면역 상태를 살피고 외용제를 비롯한 사마귀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미소로한의원 의정부점 이수범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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