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개되는 ‘1박2일’이 가져야 할 자세 [유진모 칼럼]

유진모 칼럼니스트l승인2019.09.04l수정2019.09.11 06:5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사진 제공=kbs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3월 정준영의 파렴치한 범죄에 이어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여파로 중단된 KBS2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이 올 하반기 네 번째 시즌으로 속개된다. KBS는 지난달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했다.

KBS는 “초심으로 돌아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예능의 부활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에 논란이 된 당사자들 이전의 멤버들이 활약한 ‘1박2일’은 그런 한국방송공사의 각오와 맥락을 따랐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에 정준영이 물의를 빚었을 때 제작진이 멤버에서 제외했다가 슬며시 다시 영입해 결국 이번 사달에 이른 팩트를 놓고 보면 그 각오 뒤에 돈 냄새가 풍기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전성기의 ‘1박2일’은 연간 수백 억 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올해 예상되는 공사의 사업 손실액이 1019억 원이라고도 한다. 공사 입장에선 버릴 수 없는 카드이긴 하다.

예능이라는 단어가 표면화되기 이전의 20세기 후반엔 MBC의 오락 프로그램이 대체로 강세였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예능이 활성화, 주관화되면서 각 채널은 드라마와 함께 수익의 양대 산맥으로써 예능을 전면 배치하고 총력전을 펼치게 됐다. 공사에서 그 선두주자가 ‘1박2일’이니 경영진 입장에서 집착할 수밖에 없는 배경은 이해는 된다.

그러나 익숙하다는 건 습관처럼 선택한다는 장점과 식상하다는 단점의 양날의 칼이다. 그게 뫼비우스의 띠가 되지 않기 위해선 일단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기존의 획일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포맷과 플롯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물론 새롭되 색다른 재미를 줄 멤버의 발굴도 필수다.

▲ 사진 제공=kbs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널리 홍보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꾀하고, 지역 주민들의 실생활에 카메라를 댐으로써 그들의 애환도 달래준다는 데 있다. 재미는 그런 열악한-스타로서는-환경 속에 멤버들을 방류해 ‘생존’의 게임을 펼치게 함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그들도 사람이라는 인식 속에서 오락을 즐기는 데 있다.

제작진은 이미 정준영과 김준호를 통해 쓰라린 경험을 했다. 그들의 각오대로 ‘초심’과 ‘가족 예능’에 부합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가치를 새로 기초하기 위해선 과욕을 버려야 한다. ‘1박2일’이란 브랜드 가치는 최소한의 수입은 보장할 것이다. 거기서 더 벌겠다고, 혹은 그 수익을 지키겠다고 시청자의 쓴소리를 외면하면 이번 6개월의 공백으로 인한 손해보다 더 큰 낭패의 대차대조표를 쥐게 될 것이다.

플라톤이 주장했듯 삼라만상엔 많은 이원론이 현존한다. 우리나라엔 온고지신이란 사자성어가 유사하다. ‘1박2일’이란 초심을 재무장하되 시류의 변화에 따른 신 메뉴 개발이라는 이론인데, 말이 쉽지 현실화시키는 건 만만치 않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국내 공룡 연예기획사 중 JYP가 비교적 덜 문란하다.

박진영 프로듀서와 정욱 대표는 항상 돈보다 인성을 강조한다. 지난 세월 SM이나 YG에 비해 매출과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파도 없이 잔잔한 호수의 수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조는 결국 현재로선 승리로 보상받았다.

즉, 제작진은 시청자가 공사 측에 실망하지 않을 멤버를 구성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며, 혹시라도 중간에 구설수가 발생한다면 계산기보다 시청자의 분노를 먼저 살피는 게 장기적으로 이익 되는 잣대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새 기획의 신선함이 다소 떨어질지라도 ‘기본’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엔 동전의 양면이 공존하는 케이스가 많으므로 공사 측의 각오대로 ‘초심’ 즉 기초에 충실한 자세를 굳건히 지킨다면 돈과 여론의 기본은 얻는다.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테마토크 대표이사
   칼럼니스트(미디어파인, 비즈엔터)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아미 에우제니는 우리나라 저소득 가정의 소외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주얼리 판매 수익금의
20%를 사단법인 위스타트에 후원하고 있다.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5가길 28, 10층 1016호(적선동, 광화문 플래티넘  |  대표전화 : 02-734-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대표이사 : 문수호  |  전무이사 : 이창석   |  주필 : 김주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19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