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안재현,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유진모 칼럼]

유진모 칼럼니스트l승인2019.09.09l수정2019.09.0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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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더' 스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한때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했을 안재현과 구혜선의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결국 안재현은 이혼 소송을 예고했고, SNS를 통해 폭로를 이어온 구혜선은 주춤한 상황이다. 안재현의 경고에 위축된 것일까, 아니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법정에서 진검승부를 내려는 것일까?

당사자들에겐 ‘혼인생활의 지속이냐, 이혼이냐? 상대를 파괴시키고, 내가 살 것이냐, 그 반대가 될 것이냐?’가 중요하겠지만 대중의 관심은 그들의 진흙탕 싸움의 전개 과정이고, 그 원인일 것이다. 아무리 OECD 회원국 중 이혼율 1위(4쌍 중 1쌍 이혼)의 국가라지만 둘의 다툼은 다소 이례적이다.

안재현은 1987년생, 구혜선은 1984년생이다. 2016년 5월 결혼 당시 안재현은 29살, 구혜선은 32살이었다. 요즘 추세로 볼 때 구혜선은 물론 안재현도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 나이라면 대부분 삼라만상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확고하고 정확하게 정립되기 전이다.

게다가 연예인은 어릴 때부터 전문성에 치중함에 따라 다양성에서 정글의 사회인에 비해 직관이 약하기 쉽다. 구혜선이 제기한 정준영 관련설, 여배우 염문설 등 안재현을 둘러싼 의문스러운 주장은 그런 추측에 신뢰를 더한다. 그녀는 안재현이 자신이 섹시하지 않아 이혼을 요구한다고도 외친다.

또 자신이 돌봐온 고양이를 안재현이 돌려주지 않기에 이혼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두 사람은 아직 사랑이나 결혼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아니면 다른 식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결혼에 대한 가장 흔한 명제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하니 기왕이면 경험이라도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다.

이 무책임하고 무지한 억지를 잠언이라고 만들었는지 한심하다. 연애는 당사자들의 문제고, 법과 무관하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거나 혼인 신고를 하는 순간부터 도덕과 관습,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다. 상대는 물론 그의 친인척을 존중해야 하는 관계의 확장이자 내 취향의 축소다.

단순히 숙박비를 아끼고, 집에 들여보내는 게 싫어 결혼하자는 건 케케묵은 유치한 구실이고, 안정된 섹스 파트너의 확보와 자신의 외로움과의 단절을 위한 핑계가 컸다. 지금의 결혼은 강력한 책임감과 배려심, 현실적인 미래의 설계도가 필수다. 단지 도파민의 유혹 때문이라면 결과는 안 좋기 때문.

구혜선은 ‘안재현이 자신에게서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없으므로 이혼을 요구했다’며 ‘가정을 지키고 싶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게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추론해보자. 아내를 성적 노리개로만 보는 남자를 고른 현모양처가 되고 싶었던 구혜선이 잘못했다. 안재현은 아직 가장이 될 깜냥이 안 된 상태였으니.

▲ '뷰티 인사이드' 스틸.

구혜선은 배우와 가수뿐만 아니라 연출하는 작가다. 연예인과 작가의 차이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구혜선은 더 많은 분야를 공부해야 하는 위치다. 게다가 인생 경험도 조금 더 많다. 설령 안재현을 매우 사랑했고, 그가 사탕발림으로 청혼을 했을지라도 결혼만큼은 신중했어야 했다.

왜? 내 인생은 내 것이기에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시대가 흐를수록 개인주의는 더욱 팽배해지기 마련이고 그건 기성세대가 ‘요즘 애들은, 쯧쯧’이라며 잘 설명해준다. 과학과 산업의 발달은 자연만큼이나 인간관계를 황폐화시키기 마련이다. 그걸 탓하기엔 인간은 나약하고, 청춘은 열악하다.

성철 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했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기엔 심오한 인식론이 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함으로써 미망에 흔들리거나 이교에 현혹되지 말라는 뜻이 하나. 둘째는 산은 공간이고 물은 시간이니 그 엄청난 세계에서 잘난 체하지 말라는 심오한 철학이 된다.

김수환 추기경은 ‘내 탓’이란 자성론을 남겼다. 후회는 사람들이 품지 말아야 할 회의론 중 가장 나약한 감정일 듯하다. 후회하게 되면 그 반대의 결정으로 인해 지금 훨씬 나아졌을 자신을 상상하고, 그 공상은 시간의 낭비와 판단의 망상을 낳는다. 결국 제자리걸음이고 개선과 발전은 요원해진다.

이제 구혜선의 주장이 거짓일 경우를 상정해보자. 그녀의 가정사수론은 진심이 부족하거나 판단착오다. 그렇게 안재현을 흔들면 자신보다 내성이 약하고, 판단능력이 흐린 그가 겁을 먹고 집으로 되돌아오리라고 착각한 것. 그게 아니라면 결혼생활의 지속엔 관심이 없고 안재현 해코지가 목적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문자 메시지에 자신의 상대적 우월감과 안재현에 대한 지배의식이 담겼다는 일부 지적이 사실일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했다면 다시 행복해지기 위해 이혼할 수 있다. 어차피 결혼이란 게 남(안정된 성생활과 종족보존)녀(안정된 경제력과 우수 유전자)의 조건이 만든 제도다.

두 사람은 대중의 사랑으로 먹고사는 연예인이다. 각자의 복잡한 사정이야 많은 사연을 담고 있겠지만 대중은 그걸 일일이 들어주거냐 양해할 여유가 없다. 대중은 언론을 포함한 대중매체가 조작하는 창조물의 형상만 기억할 뿐 그 기체나 질료나 영혼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미지의 일반화만 있을 뿐.

두 사람은 거의 루비콘 강을 건넌 게 기정사실이다. 만에 하나 극적인 화해를 이룬다 해도 3년 전의 축복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일반인 같으면 상관없겠지만 연예 스타이기에 중요한 환경이다. 연예인이란 직업상 대중의 의식에 의해 형성된 현상이 돈과 명예를 만들기 때문이다. ‘내 탓이오’다.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테마토크 대표이사
   칼럼니스트(미디어파인, 비즈엔터)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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