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교 365]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소극장이며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생겨나면서 문화예술거리로 자리 잡은 홍대 입구.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프랜차이즈 숍들이 범람하면서 홍대만의 공간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중, 번화한 거리 사이로 좁다란 기찻길을 연상시키며 크고 작은 점포들이 밀집돼있는 곳 서교 365.

'서교 365’는 서교동 365-2번지에서 26번지까지, 모두 23개의 필지에 다닥다닥 들어선 가늘고 긴 건물 군을 말한다. 이 독특한 구조의 서교 365 거리는 언제 조성된 것일까?

1954년 일제강점기,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지어지면서 당시 연료인 석탄을 실어 나르는 선로가 놓였다. 이 선로는 용산에서 당인리 발전소로 향했는데,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좁은 필지에 하나둘씩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1976년 화력발전소 연료가 석탄에서 가스로 대체되면서, 폐선 되었지만 기찻길을 따라 들어선 소박한 건물들은, 여전히 이곳에 삶을 부리는 이들의 취향에 따라 끊임없이 그 모양새를 바꿔가고 있다.

▲ 50여 년 발전소로 석탄을 나르던 철로는 가스연료로 대체되면서 폐선되었다.
▲ 서교시장 길(좌) / 옛 당인리선이 지나던 길(現 주차장 길)(우)
▲ 옛 당인리 선로의 흔적
▲ 규칙적으로 창을 내고 타일을 붙인 건물 정면(시장 길)
▲ 각양각색의 창에 간단한 페인팅으로 마감한 건물 뒷면(주차장 길)

좁게는 2미터, 넓게는 5미터 정도 폭의 2,3층 건물들이 불규칙하게 이어지다 보니 이색적인 풍경은 덤으로 생겨났다.

큰 매력은 건물 하나하나마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다른 기억들이 서로 연결 지어 있고 이런 매력들이 홍대라는 큰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듯하다. 만약 어떤 건축가나, 도시계획을 했다면 오히려 그렇게 소소한 기억들은 담아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어떤 작은 기억들이 모여 있는 집합체가 바로 서교 365의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최근 철거 위기에도 인근 주민과 상인, 건축가들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도시가 지닌 역사성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낸 진귀한 풍경 서교 365, 작은 가게들이 자리 잡고 예술가들의 창작적인 작업실과 그들이 소통해내는 친밀감.

홍대 앞을 찾는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서교 365’의 독특한 매력은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 <서교 365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519089
               ☞ 유튜브 : https://youtu.be/e8cbJiGuA3s

※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서교 365’ 편은 2015년 9월 7일에 방송되었습니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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