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삼성·애플 간 글로벌경쟁 [엄태윤 칼럼]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인텔리전스학과 엄태윤 특임교수l승인2019.09.14l수정2019.09.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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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엄태윤 교수의 경쟁정보(Competitive Intelligence)] 미·중 간의 무역협상은 마치 경제대국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동안 미·중 양국은 서로 관세 보복을 주고받는 힘겨루기를 해왔으며, 협상은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 다른 국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똥이 자국 경제와 기업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힘든 상황인데, 최근 한·일 경제전쟁까지 더해져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8월 16일 팀 쿡(Tim Cook) 애플 CEO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로 인해 애플이 삼성전자와 경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애로사항을 전달하였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애플의 경쟁자인 삼성은 관세를 물지 않지만, 쿡 CEO는 관세를 내야한다.” 고 노골적으로 삼성의 경쟁자인 애플 편을 들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11일에도 “미국기업체를 위해 다른 나라와 싸우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그 발언 의도에 대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일단 중국에서 생산되는 휴대전화에 대한 관세부과를 12월 15일까지 유예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내세우고 있고 재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미국 기업인 애플의 도움 요청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제재 가능성 여부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애플의 경우, 미 정부의 중국에 대한 관세 보복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 이유는 협력업체인 폭스콘과 페가트론이 애플사의 아이폰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애플은 가격 경쟁 면에서 타격을 입게 된다. 팀 쿡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려움을 호소한 것을 보면,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삼성과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애플과 삼성은 7년간 특허침해 소송전을 벌였으며, 지난해 전격 합의를 하였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조사에 따르면, 금년 2/4 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위 삼성(22.3%), 2위 화웨이 (17.2%), 3위 애플(11.1%), 4위 샤오미 (9.4%), 5위 오포(8.7%) 순 으로 기록하고 있다.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어 왔다.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제품을 생산하여 전 세계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애플은 ’Think different‘ 를 모토로 하는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애플 CEO 팀 쿡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을 보면서, 애플의 초조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폰 산업은 금년부터 5G 시대에 진입하였다. 삼성전자는 9월 6일 폴더블폰을 출시하였으며, 화웨이도 10월경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 오포, 모토로라 (레노보) 등 중국업체들이 줄지어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중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를 주도해온 애플은 조용하다. 아직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경쟁자들에게 뒤처지고 있는 모습이다.

혁신적 기업가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조용한 성격의 팀 쿡은 애플 CEO로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실리 추구형의 경영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팀 쿡은 애플의 상징인 혁신적 제품개발보다는 컨텐츠 서비스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을 책임졌던 조니 아이브가 애플을 퇴사하였다. 이것은 애플이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IT 산업은 첨단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서 기업들의 창조적인 기술력이 계속 향상되지 않을 경우, 한순간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들을 많이 보아왔다. 2G폰 시대 세계 1위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휴대폰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하였고,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이것을 대만 업체인 폭스콘에 매각하였다.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모토로라도 구글을 거쳐서 중국기업인 레노보에 매각되었다. 애플이 아직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불리우고 있으나, 더 이상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기술력을 주도하지 못할 때, 실패한 글로벌 기업들의 가슴 아픈 전철을 밟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의 퍼스트 무버 (First Mover) 자리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계속 선보여야 한다. 삼성은 과거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들을 추월했듯이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인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애플이 혁신을 멈춘다면 삼성은 애플도 뛰어넘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기업들의 추격을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기술혁신과 창의적인 제품 생산을 위한 삼성의 노력이 느슨해질 경우, 중국기업들도 삼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인도시장에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삼성은 2013년 중국시장 점유율1위 (20%)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금년 2/4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위 화웨이(37.3%), 2위 오포(19.7%), 3위 비보(18.5%), 4위 샤오미(12.0%), 5위 애플(6.2%)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0.7%를 기록하여 중국에서 뼈아픈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삼성과 샤오미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금년도 2/4분기 점유율 1위는 샤오미(28%)이고 2위가 삼성(25%)이다. 중국 브랜드인 비보(11%), 리얼미(9%), 오포(8%)가 각각 3위,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애플은 1%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패스트 팔로어 (Fast Follower)인 중국기업들의 전략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야 할 시점이다. 화웨이는 중국의 삼성이라고 불리우고 있으며, 기술력 확보를 위해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많은 IT 기업들이 삼성을 벤치마킹하여 삼성을 추월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 애플을 뛰어넘고, 추격해 오는 중국기업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정보(competitive intelligence)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보복관세 부과를 회피할 수 있다. 그러나 안심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적 성향을 고려하여, 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제재 가능성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혁신제품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인텔리전스학과 엄태윤 특임교수

[엄태윤 교수]
Pace대학 경영학 박사 (국제경영 전공)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
현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인텔리전스학과 특임교수
전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과장
전 주미 한국대사관 참사관
전 통일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전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저서
「한미양국의 대북정책과 남북경협」

논문
‘Global Export Strategy: High Technology Transfer Model for Accelerating Developing Country Growth’(공저) 외 다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인텔리전스학과 엄태윤 특임교수  st12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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