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민박사업과 규제 [류충렬 칼럼]

류충렬 박사l승인2019.09.26l수정2019.09.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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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류충렬의 파르마콘] 2018년 강릉의 펜션에 투숙한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보일러 가스누출로 여럿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던 펜션은 농어촌민박사업장이었다.

농어촌민박사업은 「농어촌정비법」에 근거하여 농어촌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에서 제한적인 서비스(숙박 + 취사시설・아침식사제공)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신고사업이다. 「공중위생법」에 의한 숙박업 인허가 없이, 농어촌주민의 일정규모 이하의 주택(단독・다가구주택 230㎡ 미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제도이다(「농어촌정비법」 제2・86・86조의2조).

이러한 농어촌민박사업에 대하여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농어촌 주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유휴주택을 활용하게 하는 당초의 취지와 달리, 외지인이 위장하여 마치 숙박업・음식점업과 같이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민박사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안전・위생에 관한 규제를 받으면서 강한 규제를 받는 숙박업・음식점업과 다르지 않게 악용된다면, 결국 투숙객의 안전, 기존 숙박업소와 형평성 문제가 있게 된다는 지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농어촌민박의 편법・탈법적 악용 사례는 주로 도시 또는 주요 관광지 인근 지역의 사례일 것이며, 탈법은 기본적으로 제도적인 문제보다 단속의 문제이다. 농어촌민박은 법적 문제, 농어민에 대한 특혜여부를 떠나 그간 숙박업소가 없는 농어촌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온 오래된 관습적 현상이다. 제도적으로 보아도 지금은 폐지된 「농어촌소득원개발촉진법」에 근거하여 시작된 오래된 제도로서, 2015년부터 투숙객에게 조식(아침) 한 끼는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암튼 농어촌민박사업에 관한 규제의 문제는 일부 악용 우려 가능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의 실정을 고려하지 못한 획일적이고 비현실적인 규제라는 지적에 있다. 현재 농어촌민박사업에서 투숙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취사시설과 조식(아침식사) 한 끼뿐이다. 투숙객은 점심・저녁을 스스로 취사하여 해결하거나 주변 식당에서 매식하도록 되어 있으며, 농어업 체험서비스도 없다. 이는 얼핏 보면 농어촌민박은 기존제도(숙박업, 식당업)의 예외적인 조치로 서비스 범위의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농어촌지역의 여건은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다. 주변에 식당・식재료판매점이 없는 외딴섬・오지의 경우와 도시 인근지역의 사정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과연 외딴섬・오지에서 아침식사 제공만 허용하는 규제가 준수가능하고 타당할 수 있을까? 현재의 민박사업 규제는 지역사정에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획일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만약 민박사업 인근에 식당・숙박업소가 있다면, 민박사업자의 식사 등에 대하여 기존업자와 민박사업자간의 이해 충돌이 예상된다. 그러나 숙박업소・식재료 판매점・식당이 없거나 거리가 먼 오지・섬지역의 경우에는 투숙객과 민박사업자 모두에게 불편을 주는 비현실적이고 준수하기 어려운 규제일 것이다.

여건이 다른 농어촌지역을 획일적이고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은 타당한 규제가 아니다. 농어촌민박사업, 이제 중앙집권적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일정한 범위에서 세부적인 규제는 지역사정에 밝은 지방자치단체가 정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규제정비가 필요하다.

민박사업의 규제, 아침 한끼만 허용할 것인지 3끼 모두를 허용할 것인지, 영농체험 서비스제공도 허용할 것인지 등 서비스의 범위는 해당 지역의 이해관계자의 분포, 지역주민의 의견을 들어 지역사정에 밝은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것이 ‘더 나은 규제(better regulation)’일 것이다.

▲ 류충렬 박사

[류충렬 박사]
학력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
경력 2013.04~2014.01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 단장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국무총리실 사회규제관리관
한국행정연구원 초청연구위원
국립공주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
현) (사) 에이스탭연구소 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류충렬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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