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독립문] 북경으로 가는 길 서문 밖 무악재, 그 초입 중국 사신들을 맞던 모화관과 영은문이 있었다.

영은문은 조선 사기(史記)에 제일 수치스러운 일
그 수치를 씻으려면 그 문만 헐어버릴 뿐 아니라
그 자리에 독립문을 세우는 것이
수치를 씻을 뿐 아니라...
/ 독립신문 1896.6.20.

길이 10.4km의 왕복 8차선으로 경인고속도로 입구까지 이어져 서울시내 최장가로로 꼽히는 성산로, 그 기점은 바로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 일대이다. 서대문형무소와 함께 서대문 독립공원을 이루고 있는 사적 제32호 독립문. 고가도로가 살짝 비껴간 듯 보이지만 사실 독립문이 도로에 밀려나 지금의 자리로 이전된 것이다.

▲ 독립문지(獨立門地) / 이전일자 1979.7.13.-독립문의 원 위치를 표시한 동판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의 대표적 건축물이었던 영은문은 모든 외세의 간섭을 끊겠다는 의지로 1895년 서재필 등 개화 세력에 의해 헐리고 들어선 독립문. 당시로선 국가 최대의 프로젝트였다.

▲ 영은문 주초 / 사적 제33호
▲ 서재필박사 자서전 中

사적 제32호로 지정된 독립문은 1897년 11월 준공되었다. 파리의 개선문을 본뜬 높이 14.28m의 단일 아치문 형태의 독립문은 1,850개의 화강석을 전통방식으로 축조하였으며,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을 새긴 이맛돌과 전․후면에 한자와 한글로 새긴 현판이 있다.

▲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 설계, 조선인 기사 심의석 시공
▲ 착공(1896.9.16.) / 정초식(1896.11.21.) / 준공(1897.11.20.)
▲ 개선문을 본뜬 높이 14.28m의 단일 아치문(좌) / 1,850개의 화강석을 전통방식으로 축조(우)
▲ 대한제국의 상징 오얏꽃을 새긴 이맛돌과 전후면에 한자와 한글로 새긴 현판
▲ 상부 난간으로 이어지는 왼쪽 기둥의 계단실

“개선문을 본떠서 짓긴 했지만
우리나라에 건설되는 것이기 때문에 설계자가
상부에 우리나라의 토착적인 요소들, 궁궐에서 사용되는
월대(돌난간을 두른 넓은 단)라든지
절에서 사용되는 탑신, 탑의 등을 올려서
장식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토속적인 것을 중심으로 했고
서양의 것과 잘 맞춰서, 그러니까 토착화된 양식의
건축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권기혁 교수 /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서대문형무소와 함께 서대문 독립공원을 이루고 있는 독립문은 일제강점기 때 한차례의 보수공사와 함께 1978년 성산대로 공사 과정에서 원래 위치에서 서북쪽으로 70m 가량 떨어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였다.

▲ 성산대로 독립문고가 구간 공사 / 1978년

일제강점기, 한때 헐릴 위기를 넘기고 광복을 맞았지만 독립문은 서울의 발전사에 밀려 결국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이어 일제 탄압으로부터의 독립을 염원하며 꿋꿋이 그 자리를 지켜온 독립문, 원래 위치로의 복원을 통해 장소성과 역사성을 되살리자는 또 하나의 염원이 오늘도 독립문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담겨 있다.

                 - <독립문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537164
                ☞ 유튜브 : https://youtu.be/KZeGFhe8v7I

※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독립문’ 편은 2015년 9월 21일에 방송되었습니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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