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병인 이화의료원장

[미디어파인=이화의료원 문병인 원장 인터뷰] 로마 시대의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것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유래되어 전해지고 있다. 고대 로마 사회는 고위층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공공 봉사와 함께 금전이나 재산을 기부하거나 헌납하는 전통이 개인의 의무이자 가문의 명예로 인식되었다.

오늘날 대기업을 비롯 곳곳에서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하지만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적지 않다. 특히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이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질병을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헬스인뉴스 기획취재부에서는 소위 대형병원으로 알려진 대학병원들의 사회공헌 HSR(Hospital Social Responsibility) 사례들을 알아보려 한다. 그 첫 번째로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부각되고 있는 요즘, 여성병원으로 특화된 이화의료원의 사회공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 5월 강서구 마곡에 1,014병상 규모의 이대서울병원이 들어섰다. 국내 최초 기준병실 3인실, 전중환자실 1인실을 도입하고 스마트 수술실, 임상통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국내 어느 대형병원 못지 않은 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때문에 2019 대한민국 보건의료대상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로써 이화의료원은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여성암병원에 이어 이대서울병원을 갖춘 명실상부한 여성에게 특화된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화의료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자그마치 13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간다. 1887년 소외 받은 여성들과 함께했던 '보구녀관(普救女館)'의 설립 정신인 ‘섬김과 나눔’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병원에서 오늘날 글로벌 종합병원으로 성장하기까지 사회봉사를 이어오는 정신적 근간이 되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의료서비스와 첨단 스마트 의료를 접목한 현대적인 모습의 이화의료원은 지역사회를 넘어 해외로까지 봉사활동을 넓혀 가고 있다. 취재팀은 이화의료원에서는 어떤 사회봉사를 이어오고 있을지 문병인 의료원장님으로부터 직접 들어 보았다.

기자) 원장님 사회공헌에 있어 다른 대형병원이 하는 것과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문병인 의료원장) 이화의료원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화’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여성에 특화된 활동이 많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여성에서 나아가 어린이, 가족, 탈북민 등 우리사회에서 소외 받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매년 SOS 어린이 마을 청소년 무료 검진을 비롯해 취약 계층인 한 부모 가정, 탈북자, 50대 이상 독거남 등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 등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기자) 최근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컬 클러스터’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실 때, "진정한 사회공헌은 연구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의료원장) 병원의 본분은 환자 치료입니다. 여기에 대학병원은 진료, 교육, 연구를 기본으로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대학병원의 본분인 치료를 잘 하는 것이야 말로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이라는 생각이고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이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진정한 사회공헌이라는 의미입니다.

기자) 최근 SNS가 발달하면서 해외환자가 한국의 의료기관에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국내 거주하거나 해외의 외국인환자를 위한 사회공헌 사례가 있는지요?

의료원장) 이화의료원은 지역 뿐만 아니라 세계 속에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 오고 있습니다. 해외 취약 계층을 위해 매년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을 찾아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에 세워지는 국립아동병원의 운영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화여자대학교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드니무퀘게가 운영하는 콩고 판지병원과 협약을 맺고 현지 의료진교육 등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화의료원의 봉사 활동은 취약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과 주변국가에 귀감이 되고 있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강서로타리클럽의 후원으로 파주이주노동자센터, 성남이주노동자센터 등에 여성암 예방 교육을 각각 시행했다. 또한 같은 해 1월 우즈베키스탄의 선천성 기형(발) 환아를 초청해 무료 수술을 지원했다. 매월 나이지리아, 요르단, 캄보디아, 키르키즈스탄 등의 해외 선교사 후원활동을 지속해 가고 있다. 또한 몽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등 현지에 해외이료봉사단을 파견, 활발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 또한 매우 다양했다.

▲ 제6회보건의료대상

□ 수요 음악회

마음 치료를 위해 기획된 열린 음악회로써 이대서울병원은 매주 수요일, 이대목동병원은 매월 둘째 주 수요일 각각 12시20분에 1층 로비에서 음악회를 연다. 재능기부와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진행되는 음악회는 올해 연말까지 공연 프로그램 일정이 꽉 찰 정도로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환자, 지역주민, 임직원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 반찬 나눔 봉사

독거노인이나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기 위해 지역 종교단체, 봉사단체와 함께 조리한 반찬을 각 가정에 전달하는 활동이다. 매월 넷째 주 금요일 가양 5복지관에서 시행되며 오전에 반찬조리를 하여 포장, 오후에 전달하게 되며 진료 교수와 간호사, 행정직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 한 부모 여성가장을 위한 건강검진

한 부모 여성가장을 위한 우리나라 최초의 건강검진 기부 캠페인이다. 이대목동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시행되며 일반인 중 정밀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받으면 병원에서 한 부모 여성가장에게 여성정밀검사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매월 1만원 정기 후원자 8명이 모이면 한 부모 여성가장에게 건강검진을 제공한다. 이 캠페인은 지난 해 6월부터 시행, 진행해 오고 있다.

□ 자선바자회를 통한 사회공헌기금 운영

성주재단(이사장 김성주) 후원으로 진행되는 바자회는 수익금을 한 부모 여성가장을 위한 건강검진과 사회공헌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5월 16일(이대서울병원)과 7월 25일(이대목동병원) 두 차례 진행된 바 있다.

□ 미혼모와 가족을 위한 건강검진 지원

미혼모의 건강한 출산을 돕기 위해 한국미혼모가족협회가 추천하는 미혼모와 가족에게 분만 치료와 건강검진 시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 어린이 도서관 개관 및 무료 건강검진

올해 8월 이대서울병원 7층 72병동에 ‘아름인 도서관’이 개관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 재단이 주최하고, 신한카드에서 후원하는 도서관이다. 약 1천여권의 도서가 소장되어 있으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친환경적 인테리어로 설계되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서울 SOS어린이마을 원생들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펼쳐오고 있다. SOS어린이 마을은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가정 형태의 양육 환경을 제공하고 지역 사회의 가정 해체를 예방하기 위해 가족을 지원하는 아동양육시설로 전세계 134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 환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강좌

매월 2~4회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강좌를 시행하고 있다. 중증질환에서 만성질환에 이르기까지 진료과 주치의의 강의와 질의 응답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10월에는 정형외과 인공관절수술과 내분비내과 당뇨병에 대한 강좌가 있을 예정이고 자세한 일정은 원무과로 문의하면 된다.

▲ 캄보디아 봉사

□ 그 외 지역민을 위한 봉사 활동

이대서울병원 안에는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하는 방주교회가 있다. 이 곳에서 지역사회 주민들과 소통과 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조찬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또한 개원 기념식에 보내온 쌀화환 10kg 50포를 강서구청과 양천사랑복지재단에 전달했다. 매년 개최되는 강서구 허준 축제에 참여, 무료 건강검진과 건강상담을 펼쳐가고 있다.

이화의료원의 여성과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이면에는 사회공헌부가 그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교직원, 의료진, 임직원이 함께 관심 갖고 참여하는 활동이 되고 있다.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설립정신과 그 명성을 이어가는 사회공헌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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