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튀어서 주목받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누가 하는 것을 따라 하려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남을 따라하는 현상을 유행이라고 한다. 유행은 특정 시기에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 널리 채택되는 스타일이나 생활양식으로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다.

유행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형태는 몇 가지로 분류된다. 새롭게 등장한 유행이 보편적 문화로 정착되는 경우, 빠르게 등장했다 단기간에 소멸되는 경우,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우 등이다.

유행의 대상은 스타의 옷과 화장, 액세서리, 머리 모양 등 스타일과 문화 상품의 형태나 장르, 디자인, 특정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양식이 대상이 된다. 유행을 일으키는 요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대중사회 속의 개인이 가지는 심리적 경향이며 두번째는 경제적이고 산업적인 요인이다.

유행은 자기 표현 그리고 모방을 통한 동일화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즉, 자존감 표현의 수단으로 유행의 추구는 시대에 같이 가고 싶은 욕망, 사회적 체면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의 표현이다. 상류층은 새 스타일과 상품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여 타인과 차별화하려는 욕망으로 과시적인 상품 소비나 스타일을 지향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모방해서 상류층과 동일시하고자 할 때 유행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행의 흥망성쇄는 문화상품을 생산하는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부분 문화산업은 최소 투자로 안정적 수익을 얻고자 한다. 그래서 인기 상품을 모방해 미투 제품들을 만들면서 유행이 형성된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 대중가요 등 대중문화의 유행에서 잘 나타난다. 현재의 문화가 정체되고 새로운 유행이 없으면 문화산업은 복고 상품에 관심을 갖는다. 현재의 주류 문화가 젊은층 대상이라 경제 상황에 민감한 반면, 복고풍 문화는 기성세대가 타겟이라 안정적인 수요가 있다. 특히 불경기 때 복고풍이 유행한다.

스타를 모방하는 ‘유행(fad/ vogue)’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Fad’는 프랑스어 ‘fadaise(a trifling thought)’ 혹은 ‘fadian/ gefadian’에서 유래한 고대 영어 ‘gefæd(예의, 질서)’가 어원이라 추측한다. 혹자는 ‘for a day'의 머릿글자에서 유래되었다고 주장한다. ‘Fad’는 특히 젊은층에서 짧은 시간 급격히 인기를 끌다가 사라지는 유행 현상이다.

‘Vogue’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 ‘wegh-(to move, go, transport)’가 게르만 조어 ‘weganą’(to move, carry, weigh)’와 ‘wagōną(영향을 주다, 변하다)’를 거쳐서 ‘wagōn’이 됐다. 다시 고 색슨어 ‘wogōn(영향을 주다, 동요하다)’으로 유입되고, 고대 프랑스어 ‘voguer(to row, sway, set sail)’를 거쳐 ‘vogue’가 됐다. 이 말이 중세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에 1565년 차용되어서 최종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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