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는 특히 운동경기에서 도저히 뒤집을 수 없는 경기가 뒤집어 졌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또한 일상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일에 좋은 결과가 생겨도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사전적으로는 기적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자연의 법칙이나 경험적 사실을 초월한 이상 현상, 특히 신들이 나타내는 불가사의한 힘의 작용을 말한다.

어떤 문화든 기적적인 사건에 대한 믿음이 있는데 이 믿음은 모든 종교의 특징이다. 원시 사회에서는 자연과 과학의 개념이 발달하지 못해서 '초자연적' 기적이라는 개념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특이한 사건 등을 통해 이 현상들을 의식이나 샤머니즘 등에 이용했다. 신의 기적 등 신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신화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현대에도 프랑스 루르드 소도시의 온천에서 병자가 완쾌되는 등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종교에서 기적을 보면 도교는 중국 민간신앙에서 환술과 환법을 만들어 냈다. 기독교 ‘구약성서’에서 기적은 하느님이 특별히 개입한 결과인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경이로운 역사적인 사건들을 가리키는데 사용했다. 신은 그의 백성들을 위해 이집트의 10가지 역병과 홍해를 갈라지게 하는 등의 기적을 행한다.

‘신약성서’에도 예수의 기적과 다른 성인들의 기적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스, 로마 사회에서도 기적은 보통의 현상이었다. 기적으로 병이 치료되고 처녀가 수태하는 등 많은 기적이 이루어졌다. 불교를 보면, 대승불교의 전통에 부처의 유물에 관련된 기적과 불교성인들의 기적이 있다. 수니파 영향의 대중적인 이슬람교에는 기적이 많고 기적을 행한 성인들의 무덤으로 향하는 순례여행 등을 많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기적(miracle)’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Miracle’은 ‘mirus(wonderful)’가 ‘miror(to wonder at)’를 거쳐서 라틴어 ‘mirāculum(object of wonder)’이 됐다. 이 말이 고대 프랑스어 ‘miracle’로 유입됐고 영어에서 차용하면서 최종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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