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W산부인과 구로점 조정미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 가을만 되면 전국을 다니며 산이란 산은 전부 탈 정도로 등산을 즐기는 최모씨(36세, 여)는 최근 말 못할 부위에 생긴 물혹으로 인해 한동안 집에만 갇혀 있는 신세가 되었다. 처음에는 외음부 주변에 작은 돌기가 생긴 줄 알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물혹의 크기가 점점 커지게 된 것이다.

보기 흉할 정도로 크기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짧은 거리조차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문제가 찾아왔음을 직감한 최씨는 급히 산부인과를 찾아가 검사를 받았는데, ‘바톨린낭종’이라는 생소한 병명을 진단받았다.

바르톨린낭종 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낭종은 여성들에게서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피부에 있는 기름샘인 피지선 입구가 막혀 내부 피지선에 분비물이 고여 생기게 된다. 약 2~2.5cm 길이의 관으로 질 입구의 5시와 7시 방향으로 연결돼 있는 바톨린선은 질입구를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데, 바톨린관의 배출부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막히게 될 경우 분비물이 고이면서 물혹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바톨린낭종의 경우 초기에는 통증도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말랑말랑한 혹처럼 만져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낭종의 크기가 점점 부풀어 압박감이 생기게 되고, 염증이 생길 경우 고름집을 형성하면서 참을 수 없는 극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문제는 통증이 심해지다 가도 갑자기 없어지는 간헐적인 증상을 반복하기 때문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바톨린낭종은 오랜 시간 방치할수록 염증의 정도가 악화되고, 위생적인 관리가 힘든 부위에 발현되어 자연적인 치유가 더욱 힘든 질환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불편한 느낌을 넘어 거동이 힘들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동반할 경우에는 여성질환을 깊이있게 다루는 산부인과를 방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산부인과에서는 크기, 깊이, 고름 등 사람마다 전부 다른 양상을 보이는 바톨린 낭종을 다각도에서 분석해 치료할 수 있는 조대술과 약물치료를 적용하고 있다.

조대술은 막혀 있는 바톨린 샘을 분비액이 다시 원활히 나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1cm 정도 절개하여 계속적인 분비가 될 수 있도록 창문을 만들어주는 개념이다. 시술시간은 증상 및 진행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대게 10분 내외로 비교적 짧고, 부분 마취를 하기 때문에 수술적인 치료가 부담스러운 이들도 걱정없이 받아볼 수 있다.

연세W산부인과 구로점 조정미 원장은 “낭종의 크기는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천차만별이며 대부분 한쪽에만 발생하게 된다”며 “분비물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 성병을 포함한 다른 감염이 있는지 등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검사를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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