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밀리언마켓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군 복무를 면제받기 위해 고의로 발치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재판 결과 입영 연기만 유죄로 인정됐던 MC몽이 최근 컴백 후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과연 문제가 뭘까? MC몽은 지난 1일 군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SNS에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했지만 그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그는 “(고의 발치 혐의 재판 때) 저는 김앤장이라는 거대 로펌을 고용한 적이 없다. 생니를 고의로 발치한 적이 없다. 뿌리밖에 남지 않은 치아를 발치한 것이다. 자숙하며 음악만 했다. 모든 걸 다 버리면 살 것 같아서 음악만 했다”고 썼다. 또 ‘재판 결과 무죄 판결을 받았기에 군대에 갈 방법이 없었다. 36살 전에 갈 수 있었다거나, 법제처에서 갈 수 있게 해줬는데도 제가 안 갔다는 건 다 헛소문이다. 면제자는 어느 곳도 다시 갈 수 없었다. 그 어느 누구도 절 위해 노력해준 사람이 없었다. 저는 사법부에서 판단한, 빽도 아무것도 없는 기피자가 아니라 나약한 면제자’라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그리곤 자신을 비난하는 그 누구도 고소할 생각이 없고 자신이 욕을 먹어도 싸다고 결론을 맺었다.

결론적으로 그가 신곡을 발표하든, 발표회를 열든 자유다. 그의 음악이 소비되든,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든 불법만 없다면 그 누구도 제지할 수 없다. 법치주의 정신에 따라 그는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고의로 이빨을 뽑은 게 아니다. 다만 공무원시험에 응시하는 등의 행위로 고의로 입대를 연기한 건 맞다. 여기서 끝일까?

그가 제일 잘하는 건 음악이다. 그의 모든 조건이나 지금까지 대중에게 보여준 실력으로 봤을 때 음악 외의 능력으로 음악인으로서만큼 돈을 벌고,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재주는 없다고 보는 게 거의 맞다. 그렇다면 그가 음악을 하는 걸 그 누구도 막아선 안 된다.

단 대중에겐 저마다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거나 혐오할 권리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4대 의무의 위반 혐의 혹은 미심쩍은 내용에 대해 의심하고, 그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자격도 있다.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고, 법이 정한 규준과 정의의 규범을 지킬 의무가 있지만 법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도 감안할 권한은 있다. MC몽의 말이 무조건 맞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의 한계나 담당 판사와 검사의 능력에 의문을 품을 순 있지 않을까? 그게 국민으로서의 자격이다.

다수가 MC몽의 변명 혹은 해명에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음원차트에서의 순위는 높다. 그가 이번에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밀리언마켓의 등에 업혀 컴백했다는 점도 그다지 긍정적이진 못한 반응이다. 음원차트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이젠 그다지 높지 않은 실정이다.

모든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곡이 마음에 든다면 소비할 수 있다. 주변의 그 누가 비방하고 공격하더라도 자신의 취향대로 문화적 취미를 소비하는 건 자유다. 문제는 방송사와 언론사다. 최소한 지상파 방송사만큼은 도덕적인 논란을 야기했거나 그런 의심이 잔재한 연예인을 굳이 출연시키는 패착은 피하는 게 정체성에 맞을 것이다. 특히 ‘국민의 방송, 한국방송’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KBS는 물론 거기에 상응하는 도덕성을 강조하는 MBC라면 제 정체성에 걸맞은 자체 출연자 필터링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무분별한 인터넷 매체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모든 매체를 ‘언론사’라고 부르기는 쑥스럽긴 하지만 정녕 스스로 언론사라고 자부하는 매체라면 당장 눈앞의 페이지뷰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언론사라는 정체성에 근거한 보도의 준거틀을 스스로 장착하는 게 거시적 이득을 향한 방향성일 것이고, 그게 발전적인 미래지향성일 것이다.

일제강점기 이래 일본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요즘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자제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사히 맥주와 유니클로가 큰 위기일 정도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나 회사 등에서 ‘조직적’으로 그걸 장려하거나 유도한 적은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그걸 강요한 적도 없다. 누가 뭐라 강권한 게 아니지만 국민적 정서가 전체적으로 그런 흐름 속으로 자연스레 유도한 것이다.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토록 대중은 위대하다. 소비자는 힘이다.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듯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연예인병’이라는 건 분명히 대중이 만들어준다. 그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의사는 대오각성이란 자각을 하는 연예스타 스스로와 대중 딱 두 군데밖에 없다. 정우성 이승환 등 소셜테이너로서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연예인을 제외하면 연예인병에 걸린 스타를 치료해줄 의사는 대중밖에 없다. MC몽의 발치에 대해 법원은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중은 아직도 의심하고 있다. MC몽이 스스로 SNS의 글을 지웠을 정도로 대중은 발끈하고 나섰다.

MC몽은 ‘욕을 먹어도 싸다’고 했지만 대중은 그 정도로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에게 보다 명증적인 자각, 보다 명시적인 사과, 보다 명석한 판단능력 등을 기대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놈의 ‘인기’가 뭔지.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테마토크 대표이사
   칼럼니스트(미디어파인, 비즈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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