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 인천에 거주하는 주부 A씨(53세)는 젊어서부터 소화가 잘 안 되는 편이었다. 올해 초부터는 식사만 하고 나면 윗배에 가스가 차고 복부팽만감과 함께 어지럼증까지 생겼다. 다른 큰 병이 있나 싶어서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 위· 대장 내시경, 복부초음파 검사 등 여러 검사를 받아보았지만 가벼운 위염과 역류성식도염 외에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그 정도의 위염과 역류성식도염은 누구나 다 있는 정도라며 따로 약도 처방해주지 않았다. 답답해하던 A씨는 지인소개로 한의원을 찾았고 담적병으로 인한 만성소화불량 진단을 받고 한약 치료중인데, 복부팽만감과 소화불량 증상이 많이 줄었고 식후 어지럼증도 줄어들어 만족스럽다.

소화불량은 소화기관의 기능장애와 관련해 주로 상복부 중앙에 소화 장애 증세가 있는 경우를 일컫는다. 식후 포만감, 조기 만복감, 상복부 팽만감, 구역감, 명치 통증, 속쓰림 등 여러 증상을 포함하며,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만성소화불량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소화불량은 증상이 심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지만, 만성소화불량은 증상이 다양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불편감에 내시경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해보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치료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은 “내시경이나 초음파 검사에서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거나 가벼운 위염이나 역류성식도염 진단을 받았는데 지속적인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한다면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한다.  

위장 외벽의 근육과 신경을 이루는 곳의 ‘미들존(middle zone)’에 미처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 독소가 쌓여 위가 딱딱하게 굳어진 것을 담적(痰積)이라고 한다. 이 담적이 유발하는 다양한 소화기질환을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痰積病, 담적증) 혹은 담적증후군(痰積症候群)이라고 부른다.

담적병의 주요 증상은 만성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명치통증과 같은 소화기 이상 증상들과 더불어 순환계, 신경계 이상 등 다양하다. 담적 독소가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면서 두통, 어지럼증, 만성피로 증상, 불면증, 다크서클, 입냄새, 우울증, 안구건조증, 어깨 결림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담적병(담적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다음은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이 전하는 담적병(담적증) 자가진단법이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복부팽만감이 있고 윗배가 나온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명치끝)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러움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 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가 잘 뭉치고 아프다 △오른쪽옆구리통증이나 왼쪽옆구리통증이 있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위의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하고 담적한의원을 찾아 진찰해볼 것을 권한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은 치료가 쉽지 않고 까다로운 질환이어서 조기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며, 담적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 경험이 풍부한 한의원과 의료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체질과 주요 증상에 따라 한약을 처방하고, 위장에 쌓인 노폐물과 담적 독소를 제거한 후 소화력을 향상시키는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담적병(담적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위장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위장 운동을 촉진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담적 독소 배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양배추, 무,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 섭취가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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