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한의원 민예은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 찬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입이 본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양쪽 좌우가 비뚤어진 모습을 띄는 ‘구안와사’ 증상은 주위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갑작스럽게 추워지는 요즘 같은 겨울철 일수록 과도한 기온변화로 체내 신경 자율계가 교란되면서 떨어진 면역력이 안면마비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직장인 A씨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구안와사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중대한 연말 행사를 앞두고 팀원들과 매일 밤을 지새우며 준비한 끝에 프로젝트는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지만,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은 숙직실에서 쪽잠을 자는 생활을 지속하면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고, 이상 증세가 안면마비로 나타나며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구안와사’는 이름 뜻대로 입과 함께 눈 주변 근육의 마비증세로 인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뇌의 12개 신경 중 7번째 신경이 마비되면서 발생하기 시작하며, 눈썹의 움직임이나 입꼬리 등 전체적인 얼굴 운동을 주관하는 이 신경이 마비될 경우 뇌에서 얼굴로 전달되는 신호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얼굴 근육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구안와사를 자가진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입모양의 좌우대칭이 맞지 않아 물을 마시거나 양치를 할 때 물이 한쪽으로 자주 새는 현상이다. 입을 ‘이’하고 벌렸을 때 좌우 비대칭이거나 입을 ‘우’하고 오므렸을 때 입술 모양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구안와사를 의심해야 한다.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힘이 부족해 이유없이 눈물을 흘리는 ‘악어 눈물 증후군’ 혹은 ‘악어의 눈물’이라 불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구안와사 발병 후 3개월 정도 지나 나타나는 후유증의 일환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일상 속에서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눈에 띄는 증상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이미 구안와사가 발병된 지 상당 기간이 흐른 상황일 수 있기에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서두르는 것을 권장한다. 구안와사의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선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30일, 한달 안에 치료를 받아야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구안와사와 같은 안면마비 증상은 초기에 잡는 것이 중요하나, 오래된 구안와사의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면 충분히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늦기 전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대부분 안면마비 증세가 찾아오면 환자 진찰과 이학적인 검사를 통해 질환 여부를 판단한다. 물론, CT나 MRL 등의 정밀검사로 정확한 증상을 밝혀내는 것이 좋지만, 근본적인 원인 파악을 위해선 한의학적 치료도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차고 습한 기운이 약해진 몸에 스며들면서 기혈의 순환을 막아 구안와사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외부의 찬 기운은 안면부의 순환 이상을 일으키고, 이는 혈액순환 장애나 면역력 저하 등의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해 체내에 혈액 찌꺼기, 노폐물 등을 쌓이게 하고 구안와사와 같은 면역질환을 유발한다.  

때문에 한방에서는 매선요법, 정안요법을 통해 안면 신경 손상의 빠른 회복을 도와주고, 면역력을 증진하고 순환을 촉진하는 한약, 약침, 뜸 치료 등을 병행한다.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재발을 방지하고자 한다면 개인의 체질 및 건강상태, 증상정도에 따른 단계별 맞춤 치료법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푸른한의원 민예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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