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동물원에 가서 새 종류를 볼 때 줄거움을 주는 것은 단연 공작이다. 시간이 충분하면 공작이 꼬리를 펼치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참으로 화려하다

공작(孔雀)은 꿩과 공작속의 2종과 아프리카공작속의 새 1종을 가리키는 말이다. 생김새가 꿩과 비슷하나 몸집이 더 크고 한자어로는 월조(越鳥), 남객(南客), 화리(火離)라고도 한다. 학명은 Pavo cristatus L.이다. 인도 아삼과 실론 등지에서 서식하나, 현재는 반 가금화되어 세계적으로 사육된다. 공작새의 특징은 화려한 꼬리 깃털에 있다. 긴 꼬리 깃에는 눈동자 같은 무늬가 있는데 중국인들은 화안(火眼), 주모(珠毛)라 했다. 이 아름다운 꼬리 깃은 장식용으로 많이 쓰인다. 고기의 맛은 거위와 비슷하고 체내의 모든 독을 없애준다고 한다.

공작은 참공작과 인도공작 등 2종류가 있다. 인도공작은 중국, 인도, 미얀마, 자바 등지에서 서식한다. 인도공작의 날개길이는 수컷이 50cm, 암컷이 40cm 정도로 가장 많이 알려진 종이다. 수컷은 칠면조보다 크며, 목과 가슴 그리고 등은 금속성 청록색이고 빛에 따라 녹색과 자청색을 띈다. 꼬리는 어두운 갈색이고 배는 청자색이다. 꼬리를 덮고 있는 꼬리 윗덮깃은 150㎝ 정도로 펼치면 부채 모양으로 긴 깃털에는 눈과 같은 동그란 무늬가 있다. 뒷머리에는 부채 모양의 깃털우관이 있다. 암컷의 머리꼭대기는 밤색, 등은 갈색바탕에 연한 살색 가로무늬가 있고 배는 흰색을 띤 연한 살색이다. 인도공작은 길이가 2.18m나 되는 큰 새로 보통은 날지 못하지만 가끔 나는 경우도 있다. 번식기간에 수컷은 긴 깃털을 부채 모양으로 펴서 암컷에게 구애한다.

참(진)공작은 날개길이가 55cm, 몸길이는 60cm 정도이다. 몸은 녹색이고, 목과 앞가슴은 청색을 띤다. 날개깃은 꽃술 모양이며, 얼굴은 회백색이다. 암컷은 수컷보다 작고 갈색을 띤다.

공작은 달팽이, 개구리, 곤충, 곡류 및 수분이 많은 풀과 구근을 먹는데 때때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암컷은 땅 위에 둥지를 만들고 10개 정도의 갈색을 띤 알을 낳는다.

공작새의 중국 최초 기록은 3000여년 전 ‘주서’에 “성왕 때 서방 사람이 공작을 바쳤다”는 내용이 있다. 전국시대 굴원의 ‘초사’에도 “공작 깃으로 꾸민 수레 덮개와 비취 깃으로 장식한 깃발”이란 말이 있다. 고대 로마에서는 공작의 깃털로 장식된 구운 요리를 별미로 여겼다. 공작새는 처음 인도에서 유럽에 소개됐다. 공작새를 처음 본 이탈리아 사람들은 천사의 깃털, 악마의 목소리, 도둑의 지혜를 지닌 새라고 묘사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인도 원정 시 헤로티스 강가에서 화려한 공작새를 보고 넋이 나가 사냥할 생각마저 잊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신라시대 공작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 송나라에서 수입되는 품목 중 공작도 들어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공작이 교미없이 서로 소리를 듣고 바라보아도 임신한다 여겼다. 심지어는 뱀과 교합하여 알을 낳는다는 소문까지 있었다. ‘본초강목’에는 공작의 깃털이 아름다워도 강한 독성이 있다 했다. 그래서 눈에 넣으면 시력을 잃고 머리깃을 술 속에 담갔다가 마시면 죽고, 어린아이가 입에 물어도 죽다고 했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새 ‘공작(peacock)’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Peacock’은 ‘pea(peafowl, peacock)’에 cock’이 결합된 말이다. 이는 타밀어 ‘tokei’가 그리스어 ‘taos’로 변형되고 다시 라틴어 ‘pavo(공작, 소유격 pavoni)가 됐다. 이 말이 고대 영어 ‘pawa(peafowl)’로 유입된 다음 중세 영어 ‘po’가 됐다. 다시 중세 영어 ‘po(peacock)’와 ‘coc’이 결합되어 1,300년경 ‘poucock’이 되고 중세 영어 ‘pecok, pekok, pocok, pacok’을 거쳐 최종 ‘peacock’으로 정착을 했다.  ‘Peafowl(공작)‘은 꿩과의 Pavo와 Afropavo 종류의 새 3종에 대한 일반적인 이름이다. 수컷 공작은 ‘peacock’, 암컷 공작은 ‘peahen’으로 불린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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