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삶은 다채롭고 경이롭고 또 한편으로는 절망스럽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다보면 내가 겪었던 풍파는 아무것도 아닌 경우도 있고, 그들의 고민이 타인이 보기엔 별것 아니지만 자신들에게는 너무나 큰 문제인 사람들도 있다. 어쩌겠는가, 자신의 삶이 가장 버거운게 사람인 것을.

순전히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나를 알고 싶다는 의구심에서 명리학을 공부했다. 아직도 일반 대중에게 명리학이란 마치 미신이나 샤머니즘적인 측면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 데카르트 이후 인간중심의 사고가 중시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되고 입증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가치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많다. 서양학문과 문화가 유입되면서 사고의 편중성이 주는 선입견과 오해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경우도 많다.

필자 역시 서양학문에 관심이 더 많았다. 철학을 전공하던 시절에도 동양철학보다는 서양철학에 더 꽂혔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서양인들의 이성적 사고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러면서도 보이는 것 이면의 것들에 대한 관심을 저버릴수는 없었다. 내가 꾸는 꿈이나 이성적으로는 판단이 불가한 경험들을 직면할 때는 더 그랬다. 내가 무의식을 연구한 융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그런 것들의 연장선일 것이다.

모든 인간은 사실 ‘영적’인 존재들이다. 그러니 종교를 갖고 예술을 하고 기계와는 다르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그 중에서 보다 더 영적인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주의 구성 상 그런 기운이 강한 사람들이 분명 있다. 뛰어난 예술가들이나 연예인들은 그런 기운들이 긍정적으로 발현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무속인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골 손님이 하루는 손님을 모시고 왔다. 기운이 너무 탁한 느낌이 들었다. 눈이 상당히 충혈되어 있었고 내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이유인 즉, 요즘 그분의 행동이 이상해지면서 ‘빙의’현상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귀신들린’ 남자였던 것이다. 사주를 보니 지금 대운에 ‘귀문관살’이 형성되어 있었다. 필자는 무당은 아니지만 직업상 그런 기운의 사람들을 자주 접하기도 한다. 그분을 데려온 이유는 과연 사주에서 어떤 기운이 들어와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였다. 이미 무속인들을 여러 사람 만났지만 명리적인 해석이 궁금하셨던 것이다.

일지(본인이 태어난 날의 땅의 기운)에 술토가 있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영적인 기운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 술토가 사주에 3개나 있고 재다신약(재성은 자신의 욕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재성이 너무 강해서 본인의 사주명식이 약해지는 것) 사주였다. 그러니 나의 의지나 주관이 너무 약하고 욕망이 강해지면 아무도 그것을 말릴수가 없는 사주였던 것이다. 게다가 지금 대운(10년동안 정신과 환경을 관장하는 기운으로, 사주가 달리는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에 들어오는 기운이 술토와 만나 귀문관살을 형성하고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 대단한 능력의 신이라기 보다는 그냥 ‘잡귀’ 정도의 것이었지만 일상생활에서 균형을 잃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정도의 것이었다.

며칠 후, 신내림을 하지 않고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줄수 있냐고 물으러 오셨다. 마침 아는 분중에 그런 경험을 겪으셨던 분이 오셔서 같이 상담을 했다. 일단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조언정도만 드렸다. 매일 매일의 일상적인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주 평범하면서 지루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와 그 틀안에서 자신을 다스리는 공부를 해야 한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찾으셔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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