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한때 “간 때문이야” 라는 간장약 광고가 유행했다. 약을 팔아먹기 위해 그런 광고를 했겠지만, 중년의 똥배가 간 때문인 것은 맞다. 간이 지방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체중의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 주로 배꼽을 중심으로 쌓이는 구심성 지방은 간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절대 빠지지 않는다. 정상적인 간 기능을 찾기 전까지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힘만 들 뿐이다.

술과 기름진 음식에 혹사당한 간이 파괴된 자신의 세포를 복구하고 생긴 염증을 스스로 치료하도록 휴식기를 주어야 한다. 우리가 휴가를 가듯 간도 쉴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 우리는 휴가를 가서도 술을 마시며 간을 고생시킨다. 우리가 간 탓을 할 때 간도 우리 탓을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간을 위해 양보하고 자제해야 하는데 최근엔 불금이란 단어까지 등장해 우리의 유흥을 부추긴다.

독자께서는 어젯밤엔 일찍 귀가하셨는지, 오늘 저녁은 달리실 건지 궁금해진다. 모임에 나가던, 누구를 만나던 우리는 먹을 것과 마실 것에 대해 유달리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모임의 총무들은 회원의 입맛에 부응하는 장소를 찾고자 쩔쩔맨다. 심지어 원하는 음식을 묻는 설문을 문자로 돌리기도 한다. 지난번 그 장소에서 또 하면 모임을 보이콧 하겠다는 협박도 이어진다. 그 집의 음식이 형편없었단 이유다. 식당 종업원의 접객 태도를 문제 삼기도 한다. 이쯤 되면 모임의 취지가 전도되어 교류나 우정의 장이 아니라 음식점 품평회가 돼버리곤 한다.

개인끼리의 술 약속은 간단하게 한잔 하자는 것이 늘 전제되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국,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심히 나중은 창대해진 결과로 끝이 난다. 전화로 몇 분이면 끝낼 수 있는 대화를 빌미 삼아 밤새 술자리를 가진 후 새벽에 귀가하기도 한다. 가볍게 한잔 하기로 시작한 술자리가 10시간에 육박한 경우다. 심지어 하고 싶은 얘기는 못한 채 잔뜩 취해 술자리가 끝나기도 한다.

필자의 지인은 새벽에 현관 앞 우유를 들고 들어가는 일이 잦자 우유 아저씨란 별명을 얻었다. 여성의 관능미, 남성의 야성적 매력이 소멸하는 것은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어감이 아니라 무절제한 생활습관에 기인한 것이다.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핑계라도 자제하자. 절제하며 관리하는 자에겐 세월도 더디게 다가온다. 술과 더불어 음식에 대한 집착은 성공한 다이어트의 지속성을 훼방 놓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다이어트 성공 후 보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한다면 그것은 이미 실패한 다이어트다.

필자가 다이어트 관련 강의와 칼럼을 쓰고 해외사례까지 수집해 가며 공부를 하지만 결론은 역시 생활습관 개선이다. 우스운 것은 음식과 술 등 식이에 관련된 강의를 열심히 들은 청강자들의 태도이다. 강의가 끝나고 저녁 시간이 되면 기다렸듯이 술자리로 몰려간다. 강의가 끝난 후 주최 측에서 마련한 식사는 대부분 기름진 음식들이며 술 역시 빠지지 않는다. 열량이 높은 음식이나 술이 비만을 초래함을 잘 아는 청강자들은 필자의 눈치를 보거나 무얼 먹나 살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필자는 주최 측이나 청강자들과 함께 하는 식사를 극도로 꺼린다. 돌아오는 길에 한적한 곳에 차를 대고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혼자 도시락을 먹곤 한다. 뷔페식당에선 불편하다며 필자의 옆자리를 꺼리기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이 맛있게 느끼는 음식은 필자의 입에도 맞는 법이다. 관리는 혼자 있을 때 충분하므로 여럿이 먹을 자리에서는 필자 역시 맛있게 잘 먹는다. 관리의 힘은 보상으로부터 나온다. 보상의 기회조차 관리 탓에 거부한다면 그처럼 비참한 삶이 어딨겠는가. 반대로 무절제한 식습관을 유지한 사람이 또 다시 음식을 놓고 탐닉한다면 그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애당초 잘못된 식습관이, 한국인은 술과 음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 그리고 야식 및 배달 문화의 확산이 비만의 원인이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