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고 있는 당신,
지나간 사랑을 기억하는 당신에게 공감과 위안이 되어줄 언어들
설렘 가득한 세계의 연애시와 감성 가득한 에세이

[미디어파인 책 소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 작가 서동빈은 문득 자신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상대방에 대한 소유욕과 스스로의 상실감에 가득했던 자신이 이제 온 세상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오히려 더 충만해져 버린 사랑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만든 책이다.

막스 자코브, 무하마드 루미, 릴케, 살로메, 브레히트 그리고 장경경과 다이라노 가네모리, 박미산과 김므즈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미국, 아시아, 중동,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랑의 시 31편에 그 시들을 바탕으로 떠올린 작가의 추억이 에세이 형식으로 덧붙었다. 이 책에 실린 31편의 시 중에서 11편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었거나 이 책을 위해 새로 쓴 시들이다.

작가는 시를 모으고 그 시들에 자신의 글을 덧붙이는 과정에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내는데, 소유나 자기 연민으로서의 연애가 아니라 자기를 버리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연애를 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이성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되고, 스스로를 아끼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내용뿐 아니라 ‘물성’으로서의 책 자체도 그 아름다움으로 큰 화제다.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 시인들과 편집자 그리고 번역자가 1년 6개월간 한 땀 한 땀 공들여서 만든 역작이다. 본문의 일러스트는 사람과 세상의 풍경을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세계관으로 그려 많은 팬들을 매료시켜온 함주해 작가가 맡았고, 북디자인은 최근 우리나라 북디자인 풍경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북디자인 스튜디오 <urbook>에서 담당했다. 시인 박미산과 가수 김므즈, 번역가 김유 등이 참가한 컬래버레이션이 빛난다.

설렘을 나누고픈 사람에게, '내가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사랑의 순간을 리얼한 마음으로 느끼고픈 나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

[작가의 말]

당신의 사랑이 제게 준 말로 다 할 수 없는 따뜻함과 부드러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통하는 것 같았던 그 느낌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할게요. 이 세상에 태어나서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정말 정말 기뻤어요.
_ 서동빈

수록 시 중에서

한때는 부끄러웠지만 지금은 자랑스럽다
누구보다도 내가 너를 더 많이 사랑했다
_ 힐레어 벨록 <시간은 모든 것을 치료한다>

[지은이 소개]
서동빈 (글)

글 쓰고 책 만드는 사람. 생애에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깊은 사랑을 했으나 호된 실연의 아픔도 겪다. 사랑으로 한때 절망하였으나, 그 사랑의 추억이 스스로의 삶을 비추는 빛이라는 사실을 어느 날 깨달았다. 맑은 날은 탄천을 산책하고, 흐린 날은 시를 읽고, 비 오는 날이면 빗소리가 지워지지 않을 만큼만 음악 소리를 키우고 커피를 내린다. 할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반려 고양이 ‘달타냥’과 함께 산다. 부끄럼이 많아서 처음엔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비빔밥을 먹을 때 남의 밥까지 잘 비벼주는 살뜰한 사람. (인스타그램 editor_in_love)

함주해 (그림)

일러스트레이터.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름답고 지루한 날들을 그린다.
(인스타그램 haamjuhae 트위터 haamjuhae)

[책 속으로]
“뭐가 좋아서 그렇게 웃어?”
네가 자리에 돌아와 얄밉다는 말투로 물었어. 나는 눈을 감고서 가만히 속으로 대답했어.
‘눈을 뜨면 온 세상이 전부 너라서.’
_ 21쪽, 「추억 하나 - 지평선」

좋아하는 마음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도 모두 한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 시들어버린다지만, 우리 사랑은 매년 다시 피어나는 봄꽃 같았으면 좋겠다.
_ 87쪽, 「추억 열둘 – 내가 만든 꽃다발」

너 괜찮으면 우리 그냥 이대로 비가 그칠 때까지 계속 통화할까? 딱히 할 얘기가 없어도 그냥 아무 얘기라도 좋으니까 말이야. 투둑투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달콤한 네 목소리와 한데 섞이니 너무 포근하다. 날이 맑게 개서 빨리 너와 산책도 하고 싶지만, 지금은 영영 이 비가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_ 125쪽, 「추억 열여덟 – 사랑하는 여인」

요새는 너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시간보다 너와 내가 동시에 숟가락을 놓은 그 짧은 순간이 더욱 행복하게 느껴져. 앞서가거나 뒤처지는 사람 없이 우리가 서로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하루하루 사소한 것들을 하나씩 맞춰가다 보니 어느새 서로 사랑하는 마음도 이렇게 같아졌나 봐. 우리 늘 지금처럼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자.
_ 168~169쪽, 「추억 스물다섯 – 애가 14」

사랑합니다, 희망 없이. 사랑에는 사랑하는 그 마음 외에는 아무것도 더 바랄 게 없음을, 사랑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다만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제 사랑이 언제까지나 변치 않고 계속되리라고 믿습니다.
_ 219쪽, 「나가는 글 – 사랑하라 희망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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