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인천 청라에 거주하는 영업사원 A씨(45세, 남)은 자주 외근을 다니고 술자리도 잦아 늘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편이다. 지난해부터는 조금 피곤하다 싶으면 입안과 입술에 염증이 잘 생긴다. 고객을 만날 때마다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니 스트레스를 더욱 받게 되었다. 병원을 찾아 종합검진을 받아보아도 약간의 고지혈증 외에는 이상도 발견되지 않고 피곤해서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각종 영양제를 챙겨 먹어보고 술자리도 줄여봤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답답해하던 A씨는 지인소개로 한의원을 찾았고 담적병으로 인한 소화불량과 만성피로로 인한 구내염으로 진단받고 한약 치료 중이다.

구내염은 공기, 음식의 세균으로부터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염증과 특별한 원인균 없이 발생하는 만성구내염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어떤 경우이든 원인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특히 통증이 심한 만성구내염의 경우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세포들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정상기능을 상실하면서 입 안에 염증 등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콕콕 쑤시는 통증이나 열감으로 일상 속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도 구내염은 물집이 터지면서 궤양을 형성하거나, 입술 부위에 딱지가 앉고, 설태가 낀 듯 혀에 하얀 반점이 나타나는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음식을 먹거나 말을 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게 되므로,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들이 정상 기능을 상실하면 흔히 만성피로증상도 함께 나타나게 된다. 가벼운 정도의 피로감은 충분한 휴식과 숙면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만성피로증상은 노력을 통해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무기력함이 지속되어 일상생활과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서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구내염, 만성피로증상이 소화기 장애와 함께 나타난다면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이 그 원인일 수 있다.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이란, 위장에서 미처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이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담적(痰積)이 소화불량, 복통, 변비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뿐 아니라 두통, 어지럼증, 어깨결림, 만성피로 증상, 구내염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담적병은 증상이 다양해 담적증후군(痰積症候群)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담적병 자가진단법이자 담적병의 주요 증상이다.

소화기에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 잦은트림과 함께 복부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양치를 해도 구취(입냄새가) 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 통증이 있다.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러움증을 자주 느낀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 자도자도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입안이 자주 허는 구내염 증상이 있다 △오른쪽 옆구리통증, 왼쪽 옆구리통증이 있다 △식사 후 뻐근한 등통증이 있다.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 소변은 자주 마려운데 소변량은 적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고 방광염이나 만성질염에 자주 걸린다.

위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담적병 치료 한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담적병으로 인한 소화불량과 구내염, 만성피로 증상은 서로 악순환이 되는 측면이 있다. 담적으로 인해 소화흡수가 안되면 영양분 흡수가 제대로 안되어 몸이 피곤해지고 면역력도 저하되어 구내염이 생길 수 있으며, 기력이 없으면 위장을 움직일 동력이 없어 소화흡수가 안되기 때문이다.

담적병(담적 증후군)의 치료방법은 담적을 제거해주고 몸의 면역력을 올려줄 수 있는 한약을 담적병 유형과 개인 체질에 맞추어 처방한다. 이와 더불어 침치료, 약침 및, 온열요법 같은 한방물리치료를 병행해 담적을 제거하고 면역력과 체력을 보강하면 효율적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빠르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단, 재발이 잦거나 이미 만성화된 증상의 경우 치료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환자 개인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