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간절히 원하는 임신이 되더라도 뜻하지 않게 유산을 겪는 이들이 많다. 특히 임신은 되었으나, 발달 과정의 이상으로 아기집만 있고 태아가 보이지 않거나 사망한 태아가 자궁에 잔류하는 계류유산을 한 경우에는 소파수술을 통해 잔류물을 배출하면서 자궁이 손상될 수 있다.

계류유산(稽留流産, Missed abortion)의 경우 증상이 없고, 태아의 염색체 이상이나 다른 구조적 기형, 당뇨와 같은 모체의 질환, 황체호르몬 이상과 같은 내분비 이상, 자궁의 기형 등에 의해 자연유산되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관리에 소홀할 수 있는데, 계류유산후 몸조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습관성 유산으로 이어지거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흔히 몸조리는 출산 후에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유산 후에도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소파수술을 하는 계류유산의 경우에는 제대로 몸조리를 해야 다시 정상 임신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부터 유산도 ‘반산(半産)’이라고 하여 출산한 것만큼이나 몸에 큰 무리를 주므로 신경 써서 몸조리를 할 것을 강조해왔다. 이에 한방에서는 계류유산후몸조리에 있어서도 출산 후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자궁을 보호하는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계류유산 등 유산 후에는 자궁 내에 남아있는 태아 및 태반잔여물인 어혈(瘀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몸의 관절이 시리고 아픈 산후풍(産後風) 증상, 밤에 잠잘 때 식은땀이 나는 도한증(盜汗症), 기혈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 증상을 겪을 수 있고 습관성유산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산후몸조리가 중요하다. 이때 유산후보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산후한약, 유산후보약은 체질에 따라 녹용과 당귀, 천궁, 등의 한약재로 이루어진 녹용보궁탕(鹿茸補宮湯)이 대표적이다. 녹용보궁탕은 유산 후 자궁에 남은 부유물과 어혈의 배출을 촉진하고 손상된 자궁내막을 보완해주어 빠른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호르몬의 안정을 돕고 원기보강과 면역 증진에도 도움을 줘 유산후 흔히 발생하는 우울증 예방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산후한약의 복용 시기와 기간에 대해 궁금해하는 산모들이 많은데, 어혈의 빠른 배출을 위해 유산 직후부터 최소 3개월 정도 피임을 하면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유산후몸조리를 위한 한약 조제 시에도 임신 중 발급받은 국민행복카드 바우처 잔액이 있다면 사용이 가능하다. 단, 국민행복카드 지정 한의원만 사용가능하며, 인공임신중절(낙태)후 몸조리에는 사용이 불가하므로 유의해야 한다.[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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