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차이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 [김주혁 칼럼]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l승인2020.02.27l수정2020.02.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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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토리 오브 어스> 스틸이미지

[미디어파인=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소설가 벤 조던(윌리스)과 크로스워드 퍼즐 출제자 케이티 조던(파이퍼)은 서로에게 꽂혀 결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격 차이 때문에 갈등이 심해진다. 연애할 때는 좋아보였던 상대의 성격이나 행동이 참기 어려운 문제로 보이기 시작한다. 케이티는 질서가 잡혀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인 반면 벤은 질서에는 관심이 없는, 영혼이 자유로운 낙천주의자다. 벤은 아내가 너무 까다롭게 느껴지고, 케이티는 남편을 가정에 무신경한 남자로 보게 된다.

결혼 생활 15년째인 두 사람은 아들 딸과 아름다운 집, 안정된 생활 등 겉보기에는 행복한 중년 부부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 사이에 높은 벽이 세워져 있다. 아이들이 없을 때는 서로 고함지르기 일쑤다. 아이들이 여름캠프에 간 사이에 두 사람은 일단 별거를 해보기로 결정한다. 이들은 고통스러운 부부 전쟁을 거쳐 파국 직전에 극적으로 화해에 성공한다.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니다. 우리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행동은 반대로 할 때가 많다. 남남이었던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면 남녀, 성격, 성장배경 차이 등 다른 게 얼마나 많겠는가.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아버지가 가정적인지 아닌지 등에 따라 부부의 생각과 행동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다름을 매번 지적하면 다툼만 생긴다. 서로 맞출 것은 맞추고, 안 그런 것은 차이를 인정하면 행복해진다.

나는 꼼꼼하고 아내는 대범한 성격이다, 내가 미리미리 준비하다 보면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내에게 불평하면 힘들어한다. 성격이 그런 것이라고 인정하니 평안이 찾아온다. 같음을 추구하되 다름도 존중하는 구동존이(求同尊異)의 정신이 특히 부부 간에는 필요하다.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의 성격 차이를 문제라고 생각해 갈등을 겪다가, 차이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화해하는 내용의 이 영화처럼 우리도 차이를 인정하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 권태기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부들이 보면 좋겠다.

명 대사> (아이들에게 이혼사실을 공표하기 위해 중국집은 시끄러워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가 케이티가 그냥 중국집으로 가자며 화해를 제의) 이건 역사예요. 역사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아요. 난 다른 도시를 짓기 싫어요. 이 도시가 좋아요. 난 살충제가 있는 곳을 알고, 아침에 당신 눈썹을 보면 당신 기분을 알고, 당신은 내가 아침에 잠잠한 걸 알죠. 이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룩된 역사예요.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지만 나쁜 것보다는 좋은 게 많아요. 포기하면 안돼요.

▲ 영화 <스토리 오브 어스> 스틸이미지

단지 애들을 위해서가 아니에요. 우리가 애들을 얼마나 잘 키웠나 봐요. 우리가 낳은 애들이 자라 아무한테나 조쉬가 당신을 닮았다거나 에린이 링컨기념관에서 토한 얘기를 할 수는 없어요. 저도 노력할게요. 당신 마음에 딱 드는 여자는 없어요. 당신은 뭐 완벽한가요? 난 방향감각이 좋아서 어디든 찾을 수 있어요. 당신은 그런 거 못 하잖아요. 그건 내 장점이에요. 당신은 좋은 친구예요. 친구 찾기가 얼마나 힘든데.

난 당신이 에린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모습이 좋았어요. 피곤해 죽겠는데도 재미있게 읽어줬죠. 당신은 그런 사람이에요. 그게 중요한 거 아닌가요? 착한 사람. 장난기 많던 발랄한 소녀는 아직 제 안에 살아 있어요. 당신을 만나기 전엔 내게 그런 면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당신이 떠나면 다시는 그 소녀를 못 볼 거예요. 당신이 쫓아냈다고 했지만 아이러니 아닌가요? 이거면 충분하지 않나요? 주고받고 밀고 당기고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누가 뚱보면 누구는 날씬하고. 이건 별로 관계없는 얘기죠. 하여간 제 얘기는, 우리 중국집으로 가요.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벤이 “나도 당신을 사랑해”라며 화해)

▲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성평등 보이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전 서울신문 선임기자, 국장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myhappyhom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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