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결​혼하여 살다 보면 부부 간에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배우자의 외도는 결혼 생활에 가장 큰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배우자를 제외하고는 이성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며 또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배우자가 불안하게 느낄 정도로 이성 관계가 끼어들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결혼과 가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배우자 아닌 이성을 만나야 할 때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이유로 만나며 그 관계가 어느 정도 이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하여 배우자를 안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런 식의 설명을 하기가 망설여지거나, 또 충분한 설명에도 배우자가 거리껴 한다면 그 만남을 포기하는 것이 결혼한 또는 결혼할 사람으로서 마땅한 자세입니다.​

그러나 성 개방적인 문화의 탓도 있겠지만, 사람들 중에는 (적어도 자신은) 배우자 이외의 이성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배우자의 간섭도 받지 않으려 합니다. 만약 배우자가 알게 되었을 때에는 잠시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만, 배우자가 마음을 놓는 것 같으면 또 다시 자신만의 ‘자유’를 누리려고 합니다. 때로는 배우자의 항의를 아예 묵살하거나 심지어 “나를 간섭하려고 하지 말고 너도 네 마음대로 하라.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결혼생활​과 가정의 안정을 위하여 자신의 자유를 양보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과 살게 된다면, 결국에는 이혼을 선택하거나 만성적인 우울증에 걸리기 십상입니다.

사실 어떤 사람이 외도를 저지를 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결혼 전부터 이성 관계가 명확하지 않는 사람은 그만큼 위험성이 높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동창이나 회사 동료 또는 사업 상의 (핑계를 대지만 그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로 이성 상대와의 만남이 잦고, 그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당신을 오히려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하는 사람이라면, 결혼 후에는 달라질 거라는 ‘엉뚱한 기대’를 가지기 보다는 일찍 헤어질 결심을 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입니다.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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