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라자냐(lasagna)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유래한 파스타의 일종이다. 이탈리아어로 라자냐는 파스타 한 장을 부르는 말이고, 요리는 그 복수형인 라자녜(lasagne)로 부른다. 얇고 넓은 직사각형 모양의 파스타 면과 라구 볼로네제(미트 소스), 베샤멜 소스 등을 겹겹이 쌓아 올린 뒤 치즈를 넣고 오븐에 구워 만드는데 재료의 종류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라자냐는 파스타 면 사이에 재료 특히 어떤 치즈를 넣느냐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재료는 리코타 치즈나 코티지 치즈, 모짜렐라 치즈,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비롯한 각종 고기, 시금치나 호박 등의 채소류 등이다. 모짜렐라는 나폴리에서 많이 쓰며 남부 지방에서 특히 많이 사용한다. 에밀리아 로마냐 주는 특색있는 라자냐가 많은데, 특히 볼로냐의 라자녜 알라 볼로녜제(Lasagne alla Bolognese)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육류만을 쓰며 독특한 소스를 쓴다. 볼로냐의 라자녜 베르데(Lasagne Verde)도 유명한데, 이것은 달걀에 시금치를 넣어 초록 빛이 나게 만든다. 그러나 에밀리아 로마냐 주의 타 지역에서는 초록색 면이 아닌 일반 계란반죽 면으로 요리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미트소스를 넣지만, 생선과 해산물을 넣어 만드는 것도 있다. 시칠리아 지역은 코티지 치즈와 달걀, 채소 등을 넣어 라자냐를 만든다. 마르케를 포함한 이탈리아 중부지방은 고기로 만든 라구(Ragu) 소스에 버터와 와인을 넣어 만든다. 라구 소스는 이탈리아 전통 소스로 크게 볼로냐식과 나폴리식으로 나뉘며 지역에 따라 조리법이 차이난다. 라자냐 파스타를 만들 때도 북부에서는 달걀과 밀가루를 넣어 반죽하지만, 남부에서는 반죽에 달걀을 넣지 않는 경우가 많다.

라자냐의 조리법은, 얇고 넓은 직사각형 파스타 면인 라자냐와 볼로네제, 베샤멜소스 등을 겹겹이 쌓아 올린 뒤 오븐에 구워 만든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주도인 볼로냐에서 만들어져 볼로네제란 이름이 붙었다. ‘라자녜 알라 볼로네제’는 라자냐 면 사이에 볼로네제와 베샤멜소스, 리코타 치즈를 쌓아 만든다. 이것은 라자냐의 가장 기본적인 요리 방법이며, 볼로네제 이외에 다른 라구(Ragu) 소스를 넣어 라자냐를 만들 수도 있다.

파스타의 일종인 ‘라자냐(lasagna)’는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Marcus Gavius Apicius의 저서 ‘De re coquinaria’에 “고대 로마에는 전통적 라자냐와 비슷한 라틴어로 ‘lasana/ lasanum(그릇, 냄비)’이라고 불리는 요리가 있었다”고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lasagna’의 어원은 훨씬 이전의 그리스에서 유래되었다. 첫번째 설은, ‘lasagne’는 그리스어 ‘laganon(파스타 반죽을 띠로 자르는 평평한 판)’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단어 ‘lagana’는 아직까지 그리스에서 축제일인 ‘Clean Monday’를 위해 굽는 발효시키지 않은 넓적하고 얇은 빵 종류를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

다른 설은, ‘lasagne’가 그리스어 ‘lasagna/ lasanon(냄비 세우는 삼발이, 냄비)’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로마인들은 이 단어를 차용하여 ‘lasanum(cooking pot)’이 됐다. 이탈리아인들은 이 단어를 lasagne를 만드는 조리 도구(냄비)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했고, 후에 냄비에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음식 이름이 되었다. 또 다른 설은, 리차드 2세의 요리장이 만든 요리책 ‘The Forme of Cury’에 묘사된 14세기 영국의 요리 ‘loseyn’에서 유래가 됐다는 것이다. 이 요리는 현대의 라자냐와 조리법과 이름에서 유사한데 형태는 파스타면 사이에 다른 것들을 넣어 쌓는 형태다.

중요한 차이점은 194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도착하기 전까진 토마토가 없어서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토마토는 1544년 쓰여진 Pietro Andrea Mattioli의 책에 처음 언급되고, 요리로서 토마토는 1692년 나폴리에서 출간된 요리책에 토마토 조리법이 최초로 언급됐는데 저자는 명백하게 조리법을 스페인에서 얻었다. ‘lasagna’의 복수형은 ‘lasagne’인데 단수형이 파스타 요리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 이탈리아는 지역적으로 북부에서 ‘lasagne’가 쓰이고 남부에서 ‘lasagna’가 쓰인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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