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린생활시설 ‘3개월 내 완공’ 약속하고 현장 방치한 건설업자의 기망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20.03.07l수정2020.03.0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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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근린생활시설이란 주택가와 인접해 주민들의 생활에 편의를 줄 수 있는 시설물로, 그 범위는 건축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 슈퍼마켓, 일용품의 소매점으로 동일 건축물에서 바닥면적의 합계가 500㎡ 이하인 것, ② 대중음식점, 다방, 다과점, ③ 이용, 미용원, 일반목욕탕, 세탁소, ④ 의원, 한의원, 안마시술소, ⑤ 정구장, 탁구장, 태권도장, 헬스클럽, 골프연습장, ⑥ 금융업소, 소개업소, 사무소 등, 그 종류는 다양합니다.

근린생활시설의 건축 관련 도급인과 수급인간에 분쟁은 주위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근린생활시설 공사를 수급해 기한 안에 완공할 것을 약속하고서도 현장을 방치한 채 철수한 건설업자에게 법원이 '기망' 행위를 인정해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한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는 인천 부평구에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기 위해 B에게 계약금 2억원을 주고 착공일을 2017년 8월 1일, 준공일을 3달 뒤인 10월 31일로 하는 도급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B는 준공일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했고 12월 초순 공사현장을 방치한 채 현장에서 철수했습니다.

이에 A는 2018년 6월 계약해지 의사를 서면으로 밝히고, "B는 3개월 이내에 건물을 완공할 수 있다고 기망해 공사대금 명목으로 2억원을 가져갔다. 공사를 약속한 기한 내에 끝내지 못해 생긴 손해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인천지법 민사22단독은 A가 건설업자 B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단264368)에서 "B는 A에게 1억 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어떤 행위가 기망에 해당하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형사상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 객관적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하는데, 이 같은 법리는 기망에 의한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도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계약금 2억원은 공사대금의 약 35%를 차지하는 금액으로, 액수 등을 봤을 때 B가 A에게 빠른 공사를 약속하자 A는 이를 믿고 돈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B는 공사현장에서 철수해 A가 계약해지 의사를 전달할 때까지도 공사를 완성하지 못하는 등 공사완공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사대금액과 공사지연, B가 현장철수한 점 등을 봤을 때 B는 3개월 안에 공사를 완성할 수 있는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마치 그러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A를 기망했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위 판결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두가지라 할 것입니다.

첫 번째는 형법상 사기죄의 성립요건인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위에 대한 기준 역시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고, 두 번째는 위 기준을 가지고 기존 법원의 기망행위 인정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이 건 B의 행위에 대해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후자와 관련하여, 계약금 2억원은 공사대금의 약 35%를 차지하는 금액으로, 액수 등을 봤을 때 B가 A에게 빠른 공사를 약속하자 A는 이를 믿고 돈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그럼에도 B는 공사현장에서 철수해 A가 계약해지 의사를 전달할 때까지도 공사를 완성하지 못하는 등 공사완공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은 점 등을 봤을 때 B는 3개월 안에 공사를 완성할 수 있는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마치 그러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A를 기망했다고 판단하여, 민사소송에서 피고의 기망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법원은 형사소송에서 피고가 유죄판결을 받지 않는 이상, 민사소송에서 피고의 기망행위를 인정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이 번 판결은 보다 적극적으로 민사소송에서 피고의 기망행위성을 판단한 점에 특이점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앞으로 다른 재판부에서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실무자린 현역 변호사로서는 이와 같은 민사재판부의 적극적 태도를 지지합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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