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과거에도 그랬지만, 경제적으로 발전된 오늘날에는 더욱 더 ‘돈의 힘’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빚에 쫓겨서 범죄나 자살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뉴스가 드물지 않다는 것을 말하지 않더라도 빚은 견디기 어려운 굴레가 될 수 있습니다. 돈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를 줄 수 있지만 그만큼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건전한 경제 관념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결혼 상대자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부족한 수입을 카드 대출로 메우거나 새로 빚을 얻어서 급한 빚을 갚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실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그런 경제적 태도가 습관이 되어 결혼한 후에도 그런 태도를 쉽게 바꾸지 못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가족이나 친구의 사정을 돕기 위해서 자신이 빚을 얻기도 하는데, 그 뜻은 가상할 지 모르나 이런 태도를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돈을 건전한 생활 수단으로 여기지 못하고 자신의 빈약한 자존심을 세우는 수단이나 목표로 삼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하찮게 여겨서 결국 ‘돈의 힘’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수입이나 부채 상황에 대해서 배우자에게 분명하게 말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맞벌이가 자연스러운 오늘날에는 부부간에도 서로의 수입이나 지출에 대해서 개입을 하지 말기로 하고 결혼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처음부터 이혼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어쨌든 두 사람 모두 이런 합의에 불만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어느 한 쪽이 이런 생활방식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금전 관계에서 출발한 상호 불신이 생활의 전반으로 확장되어 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지금 결혼하려는 사람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래도 과연 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정말 좋겠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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