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칸초네(canzone)는 우리말 노래라는 의미로 경음악으로 된 노래, 즉 파퓰러송을 보통 칸초네라 하며 정확히는 칸초네 파폴라레라 한다. 칸초네는 프랑스의 샹송과 같지만, 이탈리아의 뜨거운 태양이 반영된 활달함이 있다. 그리고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이기에 중음악이라 해도 매우 훌륭한 음악성을 갖추고 발전해 왔다.

칸초네는 그 옛날 민요의 시대부터 인위적인 요소가 매우 큰데, 칸초네 페스티벌 경연대회 등 축제가 역사를 지배한다. 나폴리의 피에디그롯타 가요제가 이 페스티벌의 시초이며, 여기서 나온 ‘오, 나의 태양’이나 ‘5월의 밤’ 등 명곡은 오늘날에도 애창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시작된 산 레모 페스티벌 칸초네 경연대회는 현재까지 계속되며 수많은 명곡과 유명 가수를 탄생시켰다. 전쟁 후 당시의 칸초네는 온 세계에 알려졌다.

1960년에 이르러서 비로소 도메니코 모두뇨가 재래의 형태를 깨고 가사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대중을 끌었다. 세계적 유행의 록큰롤도 젊은 층이 열광하며 칸소네의 한 스타일로 녹아 들었다. 현재는 칸초네의 형태에 많은 분파가 생겨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다. 내용에 초점을 둔 칸초네 등은 상당히 어려워져 파퓰러와 거리가 멀어지나, 곡조가 좋은 곡은 더욱 친숙해지고 있다.

칸초네의 가치는 역시 멜로디에 있다. 아방가르드 작품이나 리듬 전성시의 칸초네가 멜로디를 무시한 것처럼 보이나, 잘 보면 세련된 멜로디가 많다. 이들은 어느 것이나 활달하고 인상적이며 친숙한 것이다. 리듬은 옛날부터 그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는 민족적으로도 도시의 성격도 북쪽과 남쪽이 다르다. 오래된 칸초네는 나폴리를 중심으로 한 남부 이탈리아에서 보편적이었고, 관광지 특성도 가미되어 매력적인 칸초네가 만들어져 왔다. 북부 이탈리아도 칸초네는 있었지만, 프랑스나 스위스 등의 영향으로 남부 이탈리아의 것과 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상당히 사정이 변했는데, 세계적 대중음악의 흐름은 유행에 민감한 칸초네계를 흔들어 놓았다. 전승되온 전통이나 향토색이 매력인 나폴리계 칸초네는 젊은 세대로부터 멀어졌고, 현재는 산 레모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한 새 스타일의 칸초네가 인기다.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각종 칸초네 페스티벌도 대부분 북부 이탈리아 도시에서 개최된다. 현재 활기 있는 남부 이탈리아 페스티벌은 전통의 나폴리 페스티벌뿐인데,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지만 최근에 침체되었다.

칸초네의 테마는 '사랑'이지만, 미국의 파퓰러송과 같이 단순한 것은 없고 어느 것이나 내용이 풍부하다. 또 실연을 테마로 한 곡도 절망적 어둠 대신 밝고 환한데 민족성에 연유한다. 로마 카톨릭 국가라 칸초네도 기독교적 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아서 신, 교회와 수녀를 테마로 한 칸소네가 많다.

이탈리아 대중가요 ‘칸초네(canzone)’는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Canzone(복수형 canzoni)’는 라틴어 ‘cantiō’와 ‘cantiōnem’에서 유래되었다. ‘cantiō’는 ‘canō(노래)’와 ‘-tiō’가 결합한 말로서, 인도-유럽 공통 기어 ‘kehn(to sing)’이 이탈리아어 조어 ‘kanō’로 유입되어 라틴어 ‘canō’가 됐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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