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신축 공사와 관련해 이웃 주민간의 분쟁이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이웃 주민이 신축 공사를 방해한 경우, 과연 민사적 형사적으로 어떠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문제됩니다.

최근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 부지로 통하는 통행로에 철제펜스 등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공사차량의 통행을 막아 공사를 방해한 이웃 토지 소유자의 아들에 대해 손해배상책임 및 형사책임을 인정한 사안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가 서울 관악구에 지하 2층, 지상 14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를 진행하자, B는 A의 신축 부지와 통하는, 자신의 아버지 소유 토지에 2015년 11월 7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20일간 렉스턴 차량을 세워두어 공사차량이 통행하지 못하게 하여 A의 신축공사 진행을 방해하고, 2016년 2월 9일 오전 10시쯤부터는 철제펜스를 설치하여 공사차량 등이 통행하지 못하게 하여 신축공사의 진행을 방해했습니다.

그런데 B가 철제펜스 등을 설치한 아버지 소유의 토지는 종래부터 현황도로로 이용되어 온 통행로였습니다.

A는 건물 신축 부지 중 기존 도로와 접하는 다른 부분을 진입로로 이용하여 공사를 완성한 후 이웃 토지 소유자의 아들인 B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B는 정당한 소유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대응하였습니다.

한편 B는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2017년 8월 대법원에서 벌금 800만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단독은 A가 이웃 토지 소유자의 아들인 B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단5205882)에서 B의 책임을 20% 인정, "B는 A에게 2,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가 종래부터 인근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되던 이 사건 통행로의 출입을 막아 원고의 공사업무를 방해한 행위는 이 통행로에 관하여 주위토지통행권을 갖는 원고에 대하여 정당한 신축공사업무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고,

"따라서 정당한 소유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피고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고, 원고가 피고의 민원 제기에 못 이겨 이 사건 통행로를 차량 진입로로 사용하지 않는 내용으로 건축설계변경을 추진하려고 하였고 통행로에 접한 부분에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하였다는 등의 피고 주장의 사정만으로는 불법행위의 성립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B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공사가 전면적으로 중단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제한을 받게 된 것인 점을 고려, B의 책임을 손해액의 20%로 제한”했습니다.

구체적 손해배상액 산정에 대하여 본다면,

재판부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공사가 지연되어 그 지연된 기간 동안 신축된 건물을 직접 운영하거나 제3자에게 임대하는 등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손해를 입었는데, 원고가 통행로를 이용할 수는 없었지만 다른 도로를 이용하여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었으므로 불법행위로 인하여 공사가 전면적으로 중단되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제한을 받게 된 것인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공사 수행이 제한되지 않았다면 원고가 어느 정도 공사 완성을 앞당겨 얼마의 수익을 더 얻을 수 있었는지를 객관적 자료에 의하여 증명하여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확정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판단한 후,

“피고가 원고의 공사업무를 방해한 기간을 차량을 주차하였던 2015년 11월 7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20일, 철제펜스를 설치한 2016년 2월 9일부터 원고가 사용승인을 받은 2016년 3월 29일까지 50일 등 합계 70일로 판단하고,

이 불법행위 기간에 대하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근린상가의 경우)과 주택임대차보호법(주거용 건물의 경우)에 따라 계산한 임대차보증금이 없는 월 차임 67,155,000원을 적용한 111,925,000원을 손해액으로 산정, 여기에 책임비율 20%를 곱한 22,385,000원을 약간 하회하는 2,200만원을 배상하라“ 판단했습니다.

(A씨의 신축건물은 지하층과 지상 1층은 근린상가로, 지상 2층 내지 지상 13층은 주거용 아파트 또는 오피스텔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첫째, 피고의 행위가 과연 불법행위가 되는지, 둘째, 불법행위가 인정된다면 어떠한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해야 하는지, 셋째,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서 피고의 책임비율을 몇 %로 인정해야 하는지가 논의의 핵심이라 할 것입니다.

첫째 논점과 관련하여, 재판부는 문제의 통행로에 대하여 원고가 주위토지통행권을 갖는다고 보아 피고의 행위는 위 원고의 주위토지통행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 판단하였습니다.

둘째 논점에 대하여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의 공사업무를 방해한 기간을 차량을 주차하였던 20일, 철제펜스를 설치한 날부터 원고가 사용승인을 받은날까지 50일 등 합계 70일로 판단하고, 이 불법행위 기간에 대하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근린상가의 경우)과 주택임대차보호법(주거용 건물의 경우)에 따라 계산한 임대차보증금이 없는 월 차임 67,155,000원을 적용한 111,925,000원을 손해액으로 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논점에 대하여 재판부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공사가 전면적으로 중단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제한을 받게 된 것인 점을 고려, 피고의 책임을 손해액의 20%로 제한하였습니다.

첫째, 둘째 논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어느정도 타당하다고 판단되나, 과연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하여는 앞으로 항소심 등에서 새롭게 논의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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