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의 명 지휘자 순례(2편) [김광훈 칼럼]

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 교수l승인2020.04.16l수정2020.04.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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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의 클래식 세상만사] 전편에 이어 말러 교향곡들의 명지휘자들 2편이다. 레너드 번스타인과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말러의 이정표
말러의 교향곡이 대중적으로 확산된 것은 196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다. 이때부터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녹음하는 일이 지휘자들에게 일종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지휘자는 레너드 번스타인이다. 그는 말러 교향곡의 어두운 낭만성과 극단적 탐미주의를 한껏 부각시킨 해석을 선보여 지금까지도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라파엘 쿠벨릭,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샤이, 게오르그 솔티, 주빈 메타 등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음반도 ‘지난 세기’의 중요한 녹음으로 남아 있지만 번스타인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처럼 말러가 전 세계로 급속도로 퍼져나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거의 10년 주기로 말러 교향곡 전집을 녹음한 번스타인의 녹음 가운데에서 80년대의 신(新) 녹음(8번과 10번, 그리고 대지의 노래는 재녹음 하지 않았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구(舊) 녹음이 ‘번스타인의 말러가 아닌 말러의 말러’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텍스트에 충실했다면, 신 녹음은 번스타인의 주관성이 깊게 배어 있는, 한 마디로 ‘번스타인의 말러’라고 할 수 있다. 번스타인의 말러는 요약하자면 번스타인 특유의 드라마틱한 전개, 잘 계산된 극적인 효과, 그리고 마치 유태 종교 음악을 듣는 듯 한 엄숙함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세부적인 묘사를 일정부분 포기했으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극적인 1번, 불안정한 느낌이 강하지만 고도로 효과를 계산한 2번, 소프라노 대신에 보이 소프라노를 기용하며 명쾌하고 빛을 발하는 4번, 서정적이면서도 밝은 어두움을 표현하며 동시에 곡의 핵심을 관통하여 듣는 이를 감동시키는 7번 등 번스타인의 새로운 말러 연주는 이 곡의 시금석으로서 그 가치가 남다르며, 무르익은 번스타인의 말러 해석과 열정, 그리고 특유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 최고의 말러

말러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최고의 말러 지휘자로 아바도가 꼽힌 바 있다(2위는 번스타인, 3위는 리카르도 샤이였다). 아바도의 말러는 한 마디로 지적이며 동시에 도회적이다 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현대적’ 말러의 표준을 정착시킨 지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아바도의 지휘는 지휘자의 지휘자라 일컬어도 손색없는 환상적인 연주를 펼치는데, 과장을 모르고 정직하고 단아하며 음악을 깔끔하게 정리하면서도 따뜻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아바도의 말러 사이클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70~80년대의 빈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와 함께 한 사이클, 베를린 필의 상임 지휘자로 있으며 독일 스타일과 절충을 꾀하였던 두 번째 사이클, 그리고 만년에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세 번째 사이클로 저마다의 사이클에서 뛰어난 연주들을 만날 수 있다. 베를린 필 시절 아바도는 2번 ‘부활’을 제외한 말러의 교향곡 거의 전부를 녹음했는데, 그 중에서도 명연으로 손꼽히는 것은 6번과 7번이다. 특히 7번에서는 자신의 전작을 뛰어넘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 주었으며, 빠른 템포 속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끌어 낸 수연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위암 발병 후 베를린 필의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투병 중에도 말러에 도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말이 좋아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지, 아바도를 존경하는 일급 연주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그야말로 올스타 악단이었다. 이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여 내놓은 2번 교향곡, ‘부활’은 특히 명연으로 깊이 있는 사운드와 감동적인 합창으로 아바도의 많은 말러 연주 중에서도 손꼽히는 녹음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 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 교수

[김광훈 교수]
독일 뮌헨 국립 음대 디플롬(Diplom) 졸업
독일 마인츠 국립 음대 연주학 박사 졸업
현)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정단원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겸임 교수
전주 시립 교향악단 객원 악장
월간 스트링 & 보우 및 스트라드 음악 평론가

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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