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 밖 홍제락(弘濟樂)길 따라 홍제천 물길을 만난다 [최철호 칼럼]

최철호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l승인2020.04.28l수정2020.04.28 15:1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닭벼슬같은 인왕산 성곽_도성 안과 밖이 그림같다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경복궁역에서 내려 자문 밖을 향한다. 걸을까 버스를 탈까, 잠시 고민하는 사이 택시가 멈춘다. 자문 밖을 가자고 외쳤는데 자문 밖이 어디인 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길 위를 걷는다.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싱그러운 연두색 잎들로 바뀌었다. 앙상한 가지에 새싹이 나와 새순이 잎이 되어 풍성하다. 은행나무 가지들 틈새로 눈앞에 산이 보인다. 왼편은 봉우리 3개가 잡힐 듯 가깝다. 자세히 보니 산 정상 사이에 하얀 돌들이 닭벼슬 같다. 성곽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 속에 비친다. 인왕산 성곽이다. 정상을 따라 오른편을 보니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바위와 바위 틈새에 저 소나무는 과연 누가 심었을까? 소나무가 울창한 이 산이 바로 인왕산이다.

인왕산 봉우리가 잡힐 듯 눈 앞에 있다

▲ 병풍같이 펼쳐진 삼각산은 늘 곁에 있다

이 산 너머 기차바위도 어렴풋이 보인다. 기차바위를 따라 바라보니 병풍같이 펼쳐진 봉우리가 삼각산이다. 왜 삼각산이라 했을까? 아직 사대문 안 종로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산들이 꽉 차 있다. 서울이 산인지 산이 서울인지 궁금하다. 은행나무 가로수를 따라 오른편을 바라보니 궁담길이 높고 길게 펼쳐져 있다. 서쪽으로 향한 문은 굳게 닫혀 궁 안이 더욱 궁금하다. 가을을 상징하는 영추문이다. 영추문을 열고 꼭 경복궁을 들어가 보고 싶다. 궁 안과 궁 밖은 예나 지금이나 별천지다. 경복궁 위를 바라보니 하얀 바위들이 소나무 숲에 묻혀있다. 목련이 반쯤 핀 모습으로 그림 한폭에 담을 수 있는 산이 백악산이다.

▲ 인왕산과 백악산 사이_가장 오래된 성문_창의문

인왕산과 백악산을 사이에 두고 길을 계속 걸으니 끝없는 오르막이다. 100여 년 전 이 길은 물길이었다. 비 내리는 백악산 바위에 물을 머금고 도성 안으로 떨어지니 청계천의 시작이다. 이 계곡물은 경복궁 경회루를 돌아 청계천으로 흘렀다. 인왕산에서도 계곡물이 떨어져 백운동천을 향해 흐르니 경복궁 영추문 서쪽으로 흘러 청계천에 모였다. 광화문 광장에서 걸어서 10여 분인데 산과 계곡이 보인다. 1급수 물이 흐르는 이곳에 도룡뇽과 개구리 고향인 듯 공기도 맑다. 창의문 홍예를 보고 널따란 바위를 걸으니 이곳은 도시 속 힐링터다. 도성 밖에도 계곡이 이었으니 이곳이 부암동 자하계곡이다.

인왕산과 백악산 사이에 창의문이 있다

▲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바라 본 백악산과 자문 밖

인왕산 기차바위를 따라 삼계동천 물과 무계원 옆 청계동천 물은 자하계곡에 모여 홍제천을 향한다. 물은 거슬러 흐르지 않는다. 빗물은 산에서 나무을 젖히고 바위 틈새로 흘러 계곡을 향한다. 창의문 밖으로 물줄기가 흐르니 자하계곡 물은 세검정천을 향했다. 한양도성 안과 도성 밖의 경계가 창의문이다. 빌딩이 없으면 숭례문까지 보이는 높은 언덕이다.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보인다. 자문 밖은 어디인가? 북대문 역할을 한 창의문은 4대문과 4소문 중 가장 오래된 성문이다. 창의문은 자하동에 있어 자하문이라고 하였다. 새벽녘 물줄기에 비친 물안개가 자줏빛 같아 자하라 하였고, 자하문 밖을 줄여 자문 밖이라 하였다. 비 온 후 자문 밖은 청명하다. 구름 한점없이 하늘이 맑다.

창의문과 홍지문 사이 홍제천은 늘 흐른다

▲ 세검정에서 홍지문 사이 홍제천은 청둥오리 가족이 주인이다

자문 밖 물은 자하계곡을 지나 세검정천과 합해지니 홍제천이 되었다. 홍제천의 물은 삼각산 평창동천에서 흘러온다. 백운대와 만경대 그리고 인수봉의 빗물은 계곡을 따라 평창동에 머무니 맑고 깨끗한 물들이 백악산 백석동천 물들이 세검정에 모였다. 비 오는 날 세검정 물은 마치 고래가 물을 뿜듯, 세차게 바위를 때리며 아래로 흐른다. 새소리도 바람소리도 세찬 물소리에 잠기어 홍지문 오간수문으로 빨려 들어간다. 홍지문 옆 오간수문을 빠져나간 물은 어디로 가는걸까? 홍제천의 물은 맑고 깨끗하여 모래무지와 버들치 그리고 미꾸리도 보인다. 비 온 후 청둥오리 가족들이 홍제천 숲속에 새끼를 부화하여 봄 나들이를 하고있다. 왜가리도 어디서 날아왔는지 머리를 쭈욱 잡아빼고 누구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이 서울인가? 홍지문에서 옥천암 보도각 백불까지 고요한 냇가에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다.

홍제천 산책로에서 600년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을 만난다

▲ 삼각산 옥천암 보도각 백불_홍지문에서 홍제천 가는 길

삼각산과 백악산 그리고 인왕산 물길이 시작하는 곳, 여기는 자문 밖 자하계곡을 만나는 시작점이다. 물길을 따라 옛길을 따라 걸으면 600여 년 전 서울의 역사가 보인다. 바람소리와 청둥오리 소리를 따라 내려가면 서울의 문화와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지친 맘과 몸을  힐링할 수 있는 곳 유일한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삼각산 평창동천 지나 세검정과 홍제천 옥천암 보도각 백불까지 10리길이 채 안 된다. 복잡한 빌딩 숲에서 걸어서 자문 밖까지 함께 걸어가 홍제천을 향해 떠나볼까요.

▲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저서)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최철호 소장]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한양도성에 얽힌 인문학’ 강연 전문가
한국생산성본부 지도교수
지리산관광아카데미 지도교수
남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외래교수

저서 :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최철호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5가길 28, 10층 1016호(적선동, 광화문 플래티넘  |  대표전화 : 02-734-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발행인 : 문수호  |  대표이사 : 이창석   |  주필 : 김주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20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