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로또에 당첨된 의사에게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한다. 더는 불필요한 수술을 안 하게 되어 기쁘다고. 돈은 인간의 양심을 정의, 혹은 불의 쪽으로도 돌려놓을 힘이 있나 보다. 돈 때문에 의술을 행하진 않겠지만, 병, 의원이나 제약회사들이 경제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없다. 정의도 힘이 있어야 승리하지만 권력을 잡은 정의가 계속 불필요한 힘을 휘두르는 게 더욱 큰일이다. 갑상샘암의 진단을 미세침검사로는 해주지 않는 의사들의 얘기는 충격적이다. 조직검사로 암의 확진이 결정 난다고 믿고 있던 일반인들, 특히 암 진단비를 받으려는 환자들은 혼란스럽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생각해보자. 보험사, 병원, 그리고 환자의 금전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미세침검사는 암일 확률이 높다고 의사가 인정할 정도로 결과가 최종단계에 이르는 암 진단법이다. 보험사들이 미세침검사를 인정하지 않고 수술 후 확진 진단서를 요구하는 것은 보험금의 지급을 최대한 늦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보험금을 타려면 네 장기를 떼어오라는 식이다. 병원이 미세침검사로 암 확진을 해주지 않으면 대부분 환자가 수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병원은 수술로 인해 수입이 늘어나고 환자들은 소중한 장기를 떼어내고 보험금을 받는 현실은 안쓰럽다 못해 차라리 비참하게 느껴진다.

침흡인검사의 결과를 100% 신뢰할 수 없다면 암의 진단 기준을 바꿀 일이지, 잘라낸 후에 암 확정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 실제로 떼어내 보니 암이 아닌 경우가 20~30%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병원은 어차피 수술비를 받을 것이고,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의무는 없어지며 환자만 자신의 장기를 내어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된다.

인구 고령화와 진단기기의 발달 및 보급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대한민국의 암 환자는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갑상샘암은 2000년 이후 10년 만에 환자의 숫자가 10배로 늘어났다. 환경오염, 부적절한 식이 및 생활습관, 유전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원인을 꼽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초음파 진단기기가 동네 의원까지 확대되면서 가능해진 지나친 검사 때문이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암 환자를 족집게처럼 골라낼 수 있단 얘긴데 문제는 암 진단 비율이 높아져도 사망률은 줄지 않는데 있다. 암 환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적절한 치료를 조기, 또는 사전에 받을 기회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수명을 연장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는가. 그렇지 못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갑상샘암의 조기진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의료는 우리의 명줄과 돈줄을 거머쥔 채 지독히 높은 권위의 벽으로 우리 위에 군림한다. 하지만 정치인만 나라 정세를 논하는 게 아니라, 서민들도 막걸리를 마시며 국가의 안위를 걱정할 수 있듯 우리 역시 병, 의원이나 의사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필자는 의사들에게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대부분의 암 환자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고통스러운 치료 끝에 결국 사망하는 현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이다. 최선을 다했느냐고 묻고 싶은 게 아니라 병원과 의사들이 암을 대하고 치료하는 현재의 의료방식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확신하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우리 또한 암의 공포에 떨거나 냉정함을 잃음으로 중요한 시기의 가장 이상적 판단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암을 치료하지 않거나 암에 걸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그럭저럭 살다 간 옛날 사람들은 어떠했을까. 관찰기록이 없으니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의사들조차 확신이 없다면 그냥 옛날처럼 검진도, 치료도 받지 않고 사는 편은 어떨까. 건강과 관련된 좋은 책을 읽고 그 지침을 따르고 실천하며 말이다. 필자가 그러한 삶을 결심했듯이.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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