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약 50만년 전부터 지구상에 있어 왔다는 아름다움의 대명사이고 동. 서양을 통틀어서 인간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꽃인 장미. 기록상으로는 B.C 1600년경 흔히 세계사를 배울 때 ‘크레타문명’으로 알려진 크레타섬의 미노스 왕궁의 벽화에 있는 장미가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장미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된 역사를 보면 처음 야생 장미를 바빌로니아에서 재배하였고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크레타섬, 로도스섬 그리고 로마로 전파되었다고 추정된다.

이중 그리스의 로도스섬은 장미를 많이 재배해서 ‘로도스(Rhodes/ Rhodhos)라는 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섬 이름에 대해서는 상반된 이론이 존재하는데 장미가 많았기 때문에 섬 이름이 ‘로도스’가 되었다는 설과 섬 이름 때문에 섬에 많이 존재했던 꽃 이름이 ‘로도스’가 되었다는 설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이 장미의 탄생에 대해서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아들 큐피드의 화살을 맞고 한 눈에 사랑하게 된 연인 아도니스가 사냥 중에 사고로 죽을 때에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흘린 눈물이 땅에 떨어져서 장미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아프로디테가 인간들을 위하여 아름다운 꽃을 주고 싶어 로도스섬에 씨앗을 뿌렸는데 그 씨앗이 자라서 피게 된 것이 장미꽃이라고 한다.

이 예쁜 장미나무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는 이유도 신화 속에서는 재미있는 일화이다.

아프로디테의 아들 큐피드가 장미꽃 속에 숨어 있던 벌에 쏘이자 하찮은 벌에 쏘였다는 자괴감에스팀이 머리 끝까지 올라와서 벌들의 침을 모조리 뽑아서 장미나무에 붙어 놓았기 때문에 가시가 생겼다는 것이다. 벌의 침을 뽑아서 한땀 한땀 장미나무에 붙인 큐피드의 정성이 가상스럽다. 화려한 장미 꽃을 함부로 꺽거나 따지 못하도록 접근을 차단하는 이들 가시는 꽃을 지키는 수호천사이다. 그래서 장미 가시에 찔리면 매우 아픈데 시인인 릴케는 장미 가시 덕분에 유명을 달리했다.

장미는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중국 등에서 향료나 약용으로 채취되다가 관상용으로 재배되면서 널리 퍼져 나갔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의 이름은 어디서 유래하였을까?

‘장미(rose)’의 어원은 인도-유럽 공통 기어 ‘wr̥dho(들장미)’가 고대 이란어 ‘wrda(꽃)’로 파생되었다. 이 단어가 고대 그리스어 ‘rhodon’ 혹은 섬 이름 ‘로도스(Rhodhos)’로 변형이 되었다. 다시 이 단어가 라틴어 ’rosa’가 되어 고대 영어로 와서 최종 장미(rose)’로 정착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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