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어쩌다 필자와 식사를 할 사람들은 걱정이 많다. 다이어트 강의를 하고 칼럼을 쓰니 과연 저 자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탓이다. 대부분 쌈밥이나 채소, 보리밥 등을 제안하지만 필자는 고기를 먹고 싶다. 그들이 심사숙고 끝에 내게 권한 음식들은 홀로 식사 빈도가 높은 필자가 늘 먹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관리는 나 혼자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남과 먹을 때라도 진귀(?)한 음식을 맛보고 싶은데 또 풀이라니...헐!! 신음이 절로 나온다. 모임을 나가면 박강사는 고기를 안 먹지? 또는 채소 좋아하시죠? 라며 내 쪽으로 상추더미를 밀어 놓는다. 필자는 소나 말이 아니다. 그저 풀에서 에너지조차 얻지 못하는 인간일 뿐이다.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표정을 감추고 몇 점 먹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고기가 입에 붙겠나. 인간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영장류 중 오랑우탄은 30마리, 침팬지는 60마리 정도가 군집을 이루어 생활한다고 한다. 그런 맥락으로 인간을 살피면 알고 지내는 사람의 숫자가 146명이 적합하다는 통계가 있다. 146명은 커녕 필자는 식사하며 담소 할 친구가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땅거미 깔린 후,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아본 기억이 없다. 어쩌다 마련된 자리에서 누군가 필자의 인생을 비판적으로 논하면 역시 돈 몇 푼 던지고 일어선다. 어둑어둑한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하며 혼자 이런 생각을 한다.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그러나 독야청청하는 자는 홀로이 뚱뚱한 할아버지 동상이 서 있는 패스트푸드점으로 들어간다. 거기에 가면 수명이 10년에 달하는 날 짐승을 40일 만에 키워 도륙한 후 튀겨낸 다리들을 앳띤 처녀, 총각들이 팔고 있다.

A4용지 만한 케이지에서 부리가 잘린 채 모이를 쪼던 닭들의 살은 연하디 연하다. 쓰라린 마음을 갓 튀겨내 김이 오르는 치킨조각으로 달래면 마음이 다 기름지다. 평생을 서서 살다 튀겨지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을 한 닭들은 흔들리는 철창속에서 다리가 부러져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그 다리에서 부드럽게 흐르는 기름이 그 순간 내 삶의 윤활유가 되는 것이다.

주위와 동화되지 못하고 인간 군집의 주위를 위성처럼 맴 돌듯 살아가는 필자의 삶은 타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중적인 모습, 또는 수도승처럼 고된 모습으로 건강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도시락을 직접 싸고 늘 지참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항상 현미밥이라도 지니고 다닌다. 몸 관리는 되겠지만 이 방식은 타인과의 밀착을 어렵게 하므로 쉬운일이 아니다. 나구모 요시노리의 1일 1식 역시 도시 속의 작은 섬에 갇혀 사는 듯 별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키기 힘든 연유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필자는 채식주의자도 아니며, 단식을 옹호 하지도 않는다.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도 그것은 단지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윤리적이지 못한 사육 방식과 도축을 비난하며 일체의 육식을 거부하고 비건의 길을 들어섰다치자. 화학 비료나 농약 등으로 토양을 오염시키고 생태적 다양성을 훼손한 농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환경과 생존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며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인구가 살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 사고에 기인하여 채식을 옹호하고 동시에 육식을 병행하는 대다수 사람을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나친 육식 선호 등으로 건강을 잃은 자가 적절한 채식 등 절제된 식습관을 통해 건강을 찾을순 있지만 채식만으로 구성된 식당이 건강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착각해선 안된다. 음식은 끊거나 제한 하는게 아니라 종류와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다. 남들과 유리된 채, 제도권 밖에서 주변인처럼 살아가는 것은 쉽지도, 되지도 않는 일이다. 사회적 동물답게 주위와 어울리며 건강히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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