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항상 생각하세요. ’팬지(pansy)’ [김권제 칼럼]

김권제 칼럼니스트l승인2020.05.07l수정2020.05.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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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팬지 꽃은 처음에는 백의민족인 우리가 사랑하기에 좋은 흰색이었다. 사랑의 신인 큐피드가 사랑의 작대기를 연결하기 위하여 자기가 연모한 한 시녀의 가슴에 화살을 쏜다는 것이 그만 실수로 길가의 오랑캐꽃(제비꽃)에 맞고 말았다. 그래서 졸지에 된 서리를 맞은 오랑캐꽃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흰색에서 3가지 색이 되었고 3가지 색의 꽃을 가진 오랑캐꽃을 팬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팬지는 제비꽃과의 1~2년생으로 삼색 제비꽃이라 하여 흰색, 노란색, 자색과 혼합형이 있고 유럽이 원산지이다.

우리나라 거리의 화단이나 정원 장식에 많이 이용되고 가정에서도 화분으로 기르는 특히 봄철 꽃인 소담하고도 아름다운 꽃이 ‘팬지(pansy)’이다.

봄날에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팬지(pansy)’는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pansy’는 프랑스어 ‘pensée(생각)/ penser(생각하다)’에서 유래된 말이다. 즉, 이 꽃을 사람들이 바라보면 자기들 나름대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여 다른 사람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에 ‘팬지’란 이름이 붙었다. 프랑스어 ‘pensée(생각)’에서 유래된 ‘pansy’는 15세기에 회상의 상징 꽃으로 ‘viola‘란 이름으로 후기 중세 영어에 유입되었다.

다른 설로는, 외모 때문에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오귀스트 로뎅(Auguste Rodin)이 1880~1888년에 만든 ‘지옥의 문(La Porte de l’Enfer)’이란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로뎅이 중세 이탈리아 문인 단테(Alighieri Dante, 1265-1321)가 지은 ‘신곡’의 영향으로 만들었는데 문에는 지옥으로 향하는 고통을 받는 인간의 상들이 있다. 그 문의 상부 중앙에 로댕은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는 생각에 잠긴 사람의 조각상을 만들었는데 일설에는 시인 단테를 모티브로한 시인이라 한다.

이 시인을 로뎅은 1888년에 ‘지옥의 문’에서 독립시켜 실물보다 더 크게 제작했다. 독립한 시인이 아래를 보며 고뇌하는 모습 때문에 우리는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이라 이름을 붙였다. 그가 손으로 턱을 괴고 아래를 응시하는 모습처럼 마치 팬지 꽃도 꽃 봉우리가 아래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름이 팬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영어명 ‘pansy’, ‘viola‘와 ‘violet‘은 서로 혼용되어 쓰인다. 팬지라 생각되는 식물들은 viola군으로 분류된다. Melanium과 4꽃잎이 위로 향하고 하나만 아래로 향한 violet이라 고려되는 것들은 viola군이다. 현대 원예가들은 ‘pansy’는 다양한 색에 큰 꽃을 가진 잡종으로 화단용으로 매년 기르는 화초를 지칭하는 반면에, ‘viola‘는 작고 더 섬세한 해마다의 다년생 화초를 지칭한다. 팬지의 영어 이름은 'johnnyjump-up', 'heartsease', 'love-in-idleness'이며 북미에 귀화식물로 널리 자라고 있다.

'heartsease'는 성녀 에우프라시아(St. Euphrasia)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그리스어로 ‘심적 쾌활함’을 의미한다. 결혼을 거부하고 수녀가 된 여자는 겸손의 표상으로 여겨져서 ‘humble violet’으로 불린다. 'love-in-idleness'는 자기 자신이 사랑받는데에만 관심이 있고 타인에게는 관심이 없는 사람의 이미지를 의미한다. 스칸디나비아, 스코틀랜드 그리고 독일어권 나라에서는 팬지(혹은 야생종 Viola tricolor)는 ‘stepmother’라 알려졌다. 이탈리아에서는 ‘flammola(little flame)라 불린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김권제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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