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출 때면 새가 된 느낌” … 성역할 고정관념 굿바이! [김주혁 칼럼]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l승인2020.05.11l수정2020.05.1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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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빌리 엘리어트> 스틸 이미지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11살 소년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발레리노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영화다.

영국 북부지방에서 광부로 일하는 아버지와 형이 파업에 참여한 가운데, 빌리는 낡은 권투장갑을 들고 소년 체육관을 찾는다. 발레 교실은 파업 광부들의 임시 식당으로 사용됨에 따라 권투 교실의 한 귀퉁이를 사용한다. 빌리는 권투 시합을 하면 KO 당하기 일쑤다. 그러다 우연히 발레에 흥미를 느끼고, 발레 선생님인 윌킨슨 부인의 정성어린 지도를 받게 된다.

“다음 주에 또 올 거지?” “꼭 제가 여자 아이가 된 느낌이에요.” 하지만 빌리는 어느새 발레에 빠져버렸다. 오가는 길에서나 집에서나 발레가 일상이 됐다. 로열발레학교 오디션에 참가하라는 윌킨슨 부인의 조언에 따라 열심히 준비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그를 말리며 호통을 친다. “발레는 여자나 하는 거고, 남자는 축구나 권투나 레슬링을 하는 거야.” “그렇지 않아요.”

▲ 영화 <빌리 엘리어트> 스틸 이미지

그러나 아버지도 크리스마스 때 아들이 열정적으로 춤추는 모습을 보고는 지원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수입을 위해 일하러 탄광에 복귀했다가 큰아들로부터 배신자의 대열에 합류하면 안 된다는 항의를 받고 되돌아온다. 마침내 패물을 저당 잡히고 아들과 함께 런던의 로열발레학교 오디션에 참가한다.

면접관이 “춤을 추면 어떤 기분이 드냐”고 묻자 빌리는 “마치 한 마리 새가 된 느낌”이라고 답한다. 얼마 후 합격통지서가 배달된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빌리가 주연으로서 한 마리 백조처럼 무대 위를 힘차게 날아오르자 관람 온 아버지와 형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 영화 <빌리 엘리어트> 스틸 이미지

우리는 남성은 이래야 되고, 여성은 저래야 된다는 등의 성역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말하고 행동할 때가 많다. 태어날 때부터 성별에 따라 옷 색깔, 장난감 등이 다르다. 남성은 강해야 하고, 여성은 얌전해야 한다는 등의 편견이 여전히 작용한다. 감정 표현에도 성별에 따른 제약이 존재한다.

여성들의 대학입학률이 남성보다 높고, 맞벌이가 남성 외벌이보다 많은 시대가 됐다. 성별에 대한 직업 장벽도 무너졌다. 운동선수 경찰 군인 중장비기사 등의 영역에 많은 여성들이 진출한다. 남성들도 간호사 뿐 아니라 야쿠르트 배달원, 여성 속옷 패션 디자이너 등 진출하지 않는 거의 영역이 없다. 그런데도 성역할 인식은 변하고는 있지만 너무 더디다. 박진영의 여학생 코르셋 교복 광고, 여성이 명품 가방을 사달라고 조르는 KFC 광고 등 성 역할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사고(?)들이 여전히 종종 터진다. 사무실 책상에 직원의 가족사진이 놓여 있다면 똑같이 봐야 한다. 하지만 남성에게는 “믿음직한 가장”이라고 좋게 평가하는 반면, 여성에게는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라는 거냐”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지는 않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 영화 <빌리 엘리어트> 스틸 이미지

막상 내 아들이 발레리노가 되고 싶다거나, 내 딸이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내자식(계집아이)이 뭐 그런 걸 하니?”라며 만류하지는 않을까. 우리는 자녀의 전공이나 직업에 대해 본인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다. 집안일이나 육아의 권리도 남녀가 공평하게 나눠서 누릴 필요가 있다. 남성들도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슬프면 눈물을 흘릴 수 있어야 한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의 동화나 이야기들도 양성 평등한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성역할 고정관념은 성차별이나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남녀 모두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전 서울신문 선임기자, 국장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myhappyhom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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