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백합과의 튤립속 구근초인 튤립의 원산지는 파미르 고원으로 추정되지만 유목민족을 따라 11세기에 페르시아와 터키로 퍼져 나갔다. 15세기경 터키인들은 정원을 가꾸는데 엄청난 정성을 들였는데 특히 튤립이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꽃이다 보니 많이 재배되었다. 이 터키를 상징하는 국화인 튤립꽃이 16세기 중엽 독일과 오스트리아인들이 처음 보았을 때 아주 신비한 꽃으로 강인한 첫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 자기들 나라로 가지고 가서 재배를 하였고 다시 이 꽃이 네덜란드로 전파되어 풍차와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다 보니 오늘날 우리는 튤립이 네덜란드 꽃이라고 오해를 하고 있다.

로마 신화를 보면 로마의 성 밖에 아름다운 소녀가 살았다. 평소에 그녀에게 눈독을 들였던 자들이 그녀에게 청혼을 하였고 그 징표로서 선물을 받았는데, 왕자한테는 왕관을, 기사한테는 가보인 검을, 부자 청년한테는 금덩이를 받았다. 청혼의 징표는 이미 받았기에 신랑을 낙점해야 하는데 소녀는 머리를 아무리 쥐어 짜 보아도 자기에게 적합한 신랑감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어서 그녀는 그 누구도 신랑감으로 선택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답을 주지 않자 그들은 모두 떠나갔고 상심한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병들어 죽었다. 그녀를 가엽게 여긴 플로라신은 그녀를 꽃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그 꽃이 튤립이라는 것이다.

다른 설에는 그녀는 세명 모두의 청혼을 받아들였고 화가난 그들이 소녀를 죽였다는 설도 있다. 소녀가 변한 튤립을 보면 꽃은 왕관을, 잎은 검을, 뿌리는 금덩이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와인 잔 같이 생긴 꽃인 ‘튤립(tulip)’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tulip’은 페르시아어 ‘dolband(터번)’가 터키어 ‘dullband/ tülbent(터번)’로 자리 잡았고, 이 단어가 근대 이탈리아어 ‘tulipa(터번 모양)’가 되고 다시 프랑스어 ‘tulipe’이 된 다음 최종 ‘tulip’으로 변화되어 정착되었다. ‘tulip’이란 말은 외교관 Ogier Ghiselin de Busbecq의 터키 문서에 의해 1554년경 서유럽에 처음 유입이 되었는데 프랑스어를 거쳐서 처음 영어로는 ‘tulipa’ 혹은 ‘tulipant’로 소게되었다. 페르시아어가 ‘tulip’으로 되는데는 이전에 번역의 실수가 있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오트만 제국때 터반에 튤립꽃을 꽂는 것이 유행했는데 이를 본 번역가들이 둘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터번에 대해서 꽃을 혼동했기 때문에 단어가 나왔다고 본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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