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조민수의 사이다] 실제 장소에 가보지 않고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실제 상황을 겪어보지 않고도 그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면? 컴퓨터기술, 디스플레이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술이 바로 4차 산업혁명에서 주목받고 있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술입니다.

우리는 이미 영화 스크린이나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 안 가본 곳의 경치를 감상하거나 물건들의 사용법을 익히는 등 간접경험에 많은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서나 사진의 방법에서 좀 더 발전된 방법일 뿐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VR 가상현실 기술은 이러한 매체를 통한 간접경험의 수준을 직접경험의 느낌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입니다.

그 시작은 컴퓨터 게임 혹은 영화에서 3D(Three Dimensions) 디스플레이처리 기술을 응용하여 현실감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기술의 발달과 고도화로 이제는 단순한 오락거리의 기술을 뛰어넘어 실제 비즈니스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산업계의 VR(Virtual Reality) 기술 활용

건축가들이 건물, 도로, 교량 등의 설계에서 VR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재료나 조명, 공간배치 등을 미리 적용해 볼 수 있어 실제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 디자인이나 효과 등의 여러 가지 결과들을 사전에 체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이나 사용자들도 완성된 건축물을 굳이 모델하우스 같은 실제 모형을 만들지 않아도 VR 기술로 자세히 체험해 볼 수 있어 건축물에 대한 이해도를 쉽게 높일 수 있습니다.

미리 위험진단이나 디자인의 결함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세스를 줄임으로써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관광업계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실제 장소에 가보지 않고도 세계 유명 명소의 모습과 느낌을 VR 가상현실의 공간에서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어 코스 설계 등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여행지를 선택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비용이나 사정상 직접 가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최대한 현실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자동차나 항공기, 선박 등의 기계류를 미리 디자인하고 설계해 보고 그 기능이나 안전성을 평가하고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들도 직접 타보지 않고 가상현실 VR 체험을 통하여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을 느껴볼 수 있고 실제 매장에서도 적용하기 힘든 테스트 드라이빙도 어렵지 않게 체험해 볼 수 있어 제품 선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의료기술 연습이나 항공기, 우주선, 특수장비 운전 등 실제로 연습하거나 테스트할 때 많은 비용이 들거나 위험성을 동반하는 작업에서 VR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여 좀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실제 상황에서의 위험성을 줄이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미 10대 미래핵심전략기술로 지정하여 공공 분야의 중장기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고 일본은 범정부 차원에서 신기술, 사업 및 펀드 등을 지원하면서 VR 기술을 지능형 로봇기술에 접목하는 융합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은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R&D정책을 추진하고 유럽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가상 투어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7년부터 VR 생태계 구축을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하고 분야별 전문 인력 양성과 함께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상시 전시와 체험관을 늘려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국내 VR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법과 규제가 미비함으로 효율성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표준화를 서둘러 마련하고 콘텐츠 확보에 노력하여 시장의 신뢰도를 형성하는 것 등의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조민수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