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운명이 갈린 곳 '중명전' [백남우 칼럼]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l승인2020.05.26l수정2020.05.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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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중명전]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이 꼽은 가장 걷고 싶은 길은 ‘덕수궁 돌담길’이라고 한다. 도심의 낭만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덕수궁과 정동 거리, 그러나 불과 100년 전 정동일대는 프랑스, 러시아, 미국, 영국공사관 등이 들어서 있는 열강들의 각축장이었다. 그 구석진 정동 안쪽 격변의 역사를 말없이 품고 있는 곳 ‘대한제국의 운명이 갈린 곳’ 중명전이 있다.

1905년 11월 10일 덕수궁 중명전에 나타난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국왕의 친서를 전달하고, 15일 ‘보호조약’ 체결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한다. 17일에는 일본특명전권공사 하야시 곤스께를 앞세워 일부 대신들을 불러 조약체결을 강요하는데... 고종의 재가도 받지 않은 채 을사늑약은 이 곳 중명전에서 그렇게 체결되었다. 고종의 저항과 조정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불법적인 ‘을사늑약을 강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여 식민지 국가로 전락시킨 것이다. 이후 을사늑약에 반대해 의병을 일으킨 최익현, 그리고 자결로 저항한 민영환 등 주권회복을 위한 고종과 대한제국의 투쟁은 계속되었다.

주권 회복을 위한 대한제국의 투쟁의 일환으로 고종은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만국평화회의에 이준, 이상설, 이위종 등 특사를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였다. 역시 중명전에서 비밀리에 열린 거사였다. 하지만 그 일이 일제에 발각되면서 고종은 강제퇴위 당하고 만다.

고종과 비운의 역사를 함께한 덕수궁 중명전...

중명전은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 전각’이란 뜻으로 덕수궁이 경운궁일 당시 우리나라에 궁중에 최초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 중 하나이다. 대지 2,399㎡(727평), 건축면적 877.8㎡(236평)의 중명전은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이 설계한 붉은 벽돌 아치형 건축양식이 도드라진 2층의 러시아풍 건물이다. 지하1층, 지상2층의 단순한 벽돌집이지만 1층의 아치형 창과 2층 서쪽 베란다가 꾸며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1904년 덕수궁 화재 후 고종이 머물면서 수옥헌(漱玉軒)에서 중명전(重明殿)으로 격상되었고 그 후 을사늑약, 고종 사후 덕수궁에서 분리, 외국인 사교클럽으로 사용되었다.

1963년 박정희 대통령은 영구 귀국한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에게 기증하였으나 이후 민간에 매각되고 2003년 정동극장에서 매입한 뒤 2006년 문화재청에 관리 전환하여 2007년 2월 7일 사적 제 124호로 덕수궁에 편입되면서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2009년 12월 복원공사를 거쳐 2010년 8월부터 전시관으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치욕과 저항의 장소, 고종 황제의 고뇌와 숨결이 간직된 곳.
중명전은 대한제국의 슬픈 운명을 고스란히 간직한 정동 역사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중명전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66640

※ 을사조약이란 1905년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하여 강제로 체결한 조약으로, 원명은 한일협상조약이며, 제2차 한일협약, 을사보호조약, 혹은 을사5조약이라고도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을사조약으로 알려져 왔지만 '조약'이라 함은 국가 간의 권리와 의무가 상호 협의에 따라 법적 구속을 받도록 규정하는 협약 등의 의미이지만, 국가 간의 합의가 아니라 일본의 강제에 따라 억지로 체결되었기에 조약이 아니라 억지로 맺은 조약을 의미하는 ‘늑약(勒約)’이라는 단어를 적용한 '을사늑약'이라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 을사늑약이 성립되지 않는 5가지 이유
첫째, 일제는 군대를 동원해 황궁을 침입하고 황제와 대신들을 협박한 점. 둘째, 대한제국의 주권자인 광무황제가 결코 늑약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 셋째, 필수적인 ‘위임, 조인, 비준’이라는 조약 체결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 넷째, 국제법적인 조약문의 형식도 갖추지 않았다는 점. 다섯째, 한민족 전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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