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꽃말이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아름다움)’인 카모마일은 데이지와 매우 혼동하기 쉬운 꽃 모양으로 청순한 꽃으로 여겨 진다. 보통 5~9월에 흰색이나 노란 꽃이 피는 이 식물은 1년생의 국화과 안테미스속(Anthemis)의 화초로서 원산지는 서유럽, 북아프리카, 북아시아 등이다. 이 꽃말이 붙인 이유를 살펴보자.

세익스피어는 그의 작품 “헨리4세”의 2막4장 ‘John Falstaff’에서 “캐모마일은 밟으면 밟을수록 잘 자라지만, 젊음은 낭비하면 할수록 빨리 소모된다”라 표현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기에 표현된 카모마일의 특성 때문에 지금의 꽃말이 탄생되었다고 믿는 것이다. 한번 심으면 어떤 역경에도 쉽게 죽지않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중세때부터 정원의 작은 산책로나 벤치 대용으로 길가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꽃에서 사과 향이 나는 번식력이 강한 이 식물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고대 이집트에서는 오한을 치료하는 식물이었기에 태양신 라(Ra)에게 바치는 꽃으로 신성시되었다고 한다. 이 허브는 기원전 2,000년경부터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의약품의 대용으로 이용하였다. 기원전 4세기에는 히포클라테스가 해열제로서 사용을 했다고 하는데 로마제국이 유럽을 통치할 때 약초로서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

이 식물의 약리적 기능을 보면 서양에서는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즐겨 먹는데 허브 차로서도 매우 유명하다. 말린 카모마일 꽃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꽃이 살아나면서 기분 좋은 향기가 나는데 사람들의 심신을 진정시킨다. 그외 류머티즘, 방부제, 뱀에 물린데, 강장제 등 많은 분야에서 의액품 대용으로 사용해 오다 보니 ‘식물의 의사’란 별칭이 붙었다.

‘카모마일(camomile)’의 어원을 살펴보면 그리스어 ‘khamaimēlon/ chamaimēlon’에서 유래되었다. 이 말이 라틴어, 프랑스어를 거쳐서 영어로 유입되어서 정착을 했다. 이 말은 ' khamai/chamai(땅)’와 'mēlon(사과)'이 합성되어 탄생한 말인데 ‘chamaemelum'으로 변형이 되었다가 최종 ‘chamomile’이 되었다. 꽃에서 나는 사과향 때문에 나무에 열리는 과일 사과와 분류하기 위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이 말이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거쳐서 영어권으로 들어오면서 ‘camomile’로 변형되었지만 ‘chamomile’도 함께 쓰인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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