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에게는 ‘삼나무가 있는 보리밭’ 등 그림의 소재로 반고흐가 즐겨 그렸던 삼나무는 꽃말이 ‘그대를 위해 살다’인 겉씨식물 구과목 낙우송과 삼나무속의 상록 침엽수 교목이다. 크기가 45m 정도까지 크고 지름은 1~2m 정도로 자라는데 위로 곧게 자라며 가지가 많아서 나무의 모양이 피라미드 형태이다. 자줏빛을 띤 꽃은 양성화로 3월에 핀다.

적색 느낌이 나는 갈색인 목재는 향이 있고 재질이 좋아 건축, 토목, 배, 큰 통, 가구, 장식용 조각품 등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잎은 제사 등 의식에 사용하는 향을 만든다. 이 쓰임새가 많은 삼나무는 아시아 동부, 터키 서부가 원산지이다. 이 나무는 동아시아에서는 조림용으로 심거나 정원, 길가의 가로수로 심는다.

이 나무는 서양에서는 '행운의 나무', ‘죽은 자로부터 생명을’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이라의 관, 이스라엘의 솔로몬 신전, 3,000년된 유적에서 나온 성자의 상도 삼나무를 사용할 정도로 옛날부터 신성한 나무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삼나무를 살펴보자. 아시아 케오섬에는 요정들이 무척이나 아끼는 뿔이 금빛인 아름다운 사슴이 살고 있었다. 키파리소스도 다른 요정들처럼 이 사슴을 매우 좋아했다. 운명은 가혹한 것인지 키파리소스가 던진 창에 실수로 사슴이 맞아 세상을 하직하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아끼던 사슴이 죽자 슬픔과 절망감에 키파리소스는 자살을 결심했다.

평소에 잘 생긴 왕자 '키파리소스(Cyparissus)'를 매우 사랑하였던 아폴론이 그의 죽음을 만류하러 왔으나 그는 막무가네였고 할 수 없이 타협점을 찾은 것이 키파리소스를 아폴론이 삼나무로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다른 그리스 신화 속에서는 자신의 실수로 사슴이 죽었다는 자괴감에 키파리소스는 병이 들어 죽었고 죽은 그가 삼나무가 되었다.

‘삼나무(cedar)’의 어원을 살펴보자. 고대 그리스어 ‘kedros(삼나무)’가 라틴어로 유입되어 ‘cedrus’가 됐다. 이 단어가 고대 프랑스어 ‘cedre’가 되면서 영어권으로 와서 ‘cedar’로 정착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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