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이번 호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다이어트 이야기다. 첫눈처럼 희고 눈부신 드레스를 입고 신랑 및 친구, 하객 앞에 서게 될 신부는 결국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다. 모래시계를 연상케 하는 잘록한 허리로 그들 앞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에 굶는 것쯤 두렵지 않다. 신랑은 30대를 갓 넘긴 남성인데 어려운 결단을 내린 여자 친구를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

자신의 짧은 팔이 걱정이었는데 이제 신부의 허리를 척 휘감을 상상에 절로 휘파람이 나온다. 팔을 늘릴 순 없으니 허리를 줄이자는 이들의 판단이 크게 틀린 건 아니다. 주말 맛집 탐방 및 해외여행 등 2년여의 데이트는 이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안겼다. 한때 누린 낭만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질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출된 이들의 비용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안착한 곳이 있다는 거다. 바로 그들의 뱃살인데 분위기 멋진 곳의 기름진 음식, 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다.

논문의 형식을 빌려 표현하자면 지갑에서 빠져나간 비용 대비 뱃살의 증가는 유의미한 상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단다. 카드빚과 쌓이는 뱃살의 양은 비례하니 네가 먹은 만큼 언젠가 너는 네 뱃살을 걱정하게 되리라. 신부는 그렇다 치고 신랑도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폴더 폰처럼 착착 접히던 허리가 언제부턴가 힌지 핀이 녹슨 듯 뻑뻑한데 30대 총각이 중, 장년층 허리를 갖긴 먹을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복강 내에 위치한 지방 조직(Visceral Adipose Tissue, VAT)의 구획이 확대될 때마다 서서 볼 수 있는 자신의 발 면적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잔뜩 나온 배로 인해 자신의 구둣발조차 보지 못했다는 나폴레옹처럼 말이다. 현대판 나폴레옹들은 무게 중심 탓에 달리다 앞으로 넘어진다든지, 신발 끈을 매거나 양말을 신을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앞에 놓인 음식을 참고 있는 미래의 신부를 보며 남편 될 이 역시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혼자 음식을 먹는 양심의 가책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멋진 턱시도 남으로 변신하기로 한 것이다. 비장한 각오로 탄생한 다이어트 커플을 비웃듯 그들 앞에 나타난 최초의 적은 극심한 공복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전략을 세웠으므로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릴 것을 이들 커플은 사전에 예상하였다. 막강한 적에 대항하기 위해 드레스 여, 턱시도 남이 선택한 전략은 우수한 인터넷 검색을 기반으로 찾아낸 식욕감퇴제다.

운동을 병행하지 않은 식이조절 위주의 다이어트는 밋밋한 몸매를 만들 뿐임은 운동생리학의 기본 지식이 없어도 대부분 알 정도로 일반적 상식이 된 지 오래다. 식욕억제제로 공복감을 날리고 유,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여 제대로 된 몸을 만들자는 것이 결혼을 앞둔 다이어트 커플의 전략이었다. 조금 먹고 많이 움직이기로 한 이들의 행보는 첫날부터 매우 조심스럽다. 탄수화물 무서워 프렌치프라이는 손도 대지 않고 주방의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킨 커플은 스테이크 일 인분과 샐러드 한 접시를 나눠 먹고 식사를 마감한다.

각설탕이 수북이 녹아있다는 정보를 접한 탓에 탄산음료의 유혹도 이들의 결심을 훼방하기엔 역부족이다. 막강한 정보력과 불같은 실행력을 탄탄히 갖춘 이들의 다이어트는 일순 순항하듯 보였다. 물론 음식을 절제하고 몸을 움직이는, 즉 에너지 유입을 통제하고 운동량을 늘리면 에너지 균형은 어느 순간에 음으로 기울 거라는 사실에 이견은 없다.

초기 다이어터의 보편적 성향은 참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인데 영리한 커플은 식욕감퇴제를 나누어 먹으며 목표 달성을 추구한다. 인위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니 속이 메슥거리는 등 약간의 부작용이 감지되긴 했지만, 그 정도 고통은 감수할 수 있다. 나이 들어 잇몸 약 나눠 먹을 때까지 잘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화려하게 주목받을 날이 곧 다가오니 말이다. 다음 호에 계속.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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