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이제 중년기 부부가 위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기울여야 하는 노력들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무엇보다 사회적 활동이나 자녀 양육 등의 의무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의 방향을 재정립해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과음이나 과로와 같은 자기 파괴적인 습관과 행동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건강한 생활을 하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배우자가 싫어하는 말투도 바꾸고 자신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의 건강과 행복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상대가 만족하는 것에서 자기 자신이 더 큰 만족을 얻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유지해 온 부부간의 분리된 역할 관계를 수정하여 친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가정 경제와 가사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고 상대의 권리를 인정하라는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남편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가정생활에 필요한 집안일을 나누어 맡는 것이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맞벌이 부인이라도 그 남편의 직업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는 물론 그 수고에 대한 감사를 충분히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도 그렇지만 특히 남성은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더 많은 충성심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나아가 부부가 운동이나 여행 등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데, 지금까지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면 그런 종류의 부부 단체에 가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문화생활이나 교육 프로그램 등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부담 없는 놀이를 통하여 불안과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공동의 활동을 통하여 부부간에 공동의 대화 주제를 점점 더 늘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 각자 자신의 솔직한 희망과 장래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각자 할 것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화를 통하여 지금까지 피상적으로만 대해 왔던 배우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상대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려는 노력을 통하여 그동안 잊혔던 사랑을 재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무슨 이유에서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부 및 가족 관계가 바라던 대로 회복되지 않을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누구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란 참으로 어려운 법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일류의 선수라도 코치가 필요하듯, 이럴 때 전문가의 한 마디는 천 냥을 넘는 가치를 가지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모든 시기가 쉽지 않지만, 중년기는 또 하나의 위기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노력은 부부 당사자뿐 아니라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자녀들의 장차 삶까지 더 없이 귀중한 결실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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