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여행, 소규모 여행, 배움과 인식의 여행-②인트라무로스(Intramuros) [허승규 칼럼]

코로나 이후 방문 여행지 추천 미디어파인 허승규 선임기자l승인2020.06.22l수정2020.06.2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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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허승규의 여행의 조각] 지속가능여행에 대한 인식 확산, 소규모 여행 지향, 단순히 먹고 마시고 인증샷 찍는 여행에서 배움과 경험이 있는 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적합한 코로나 이후 여행지역 몇 곳을 선정해보았고, 그 중에 첫 번째가 필리핀 마닐라의 인트라무로스이다. 마닐라를 대표하는 역사지구인 인트라무로스는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지구인 서촌과 북촌 그리고 경복궁과 같은 『성벽 안 도심지구』이다. 이 지역은 큰 광장을 여의도처럼 도심속 정원으로 바꾸고, 기존 옛 건축물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선유도나 한양성곽길과 같은 야행상품 개발을 통해 현대적 도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 인트라무로스(Intramuros) Map

세상에 유명 관광지가 워낙 많고, 깊게 뿌리내린 인식과 여행사에게 돈이 안되기 때문에 인트라무로스는 여행사에 있어서 사실 B급 관광지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박하지만 곱고, 한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보면 볼수록 깊이가 있으며, 한데 엮어져 있으니 화려하고 아름다운 기품이 넘치는 여행지이다 (세력이 그다지 강한 편도 아니고, 묵묵히 명맥을 이어가며, 온갖 궂은 일을 전전하는 B급 미술작가와 같은 느낌)

▲ 작은 광장과 사무실, 사진 unsplash

도심도보투어 여행길은 퀴아포 전통시장(Quiapo Market)에서 점심을 하고, 인트라무로스(Manila Cathedral, Casa Manila), 필리핀 국립미술관(National Museum), 마닐라 베이(Manila Bay), 성벽탐험(Exploration of City Wall), 베이리프 호텔(Bay Leaf Hotel) 스카이라운지로 이어지는 코스다.

인트라무로스 내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살고 있고, 여러 개의 대학교, 병원, 사무실, 식당 등이 위치하여 유동인구가 꽤 많다.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와 길을 채웠고, 평일인데도 성당들에서 결혼식이 열린다. 옛 스페인 양식의 건축물들과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문화복합공간과 오피스 등 현재의 볼거리들이 어우러져 있다. 교통수단은 가장 자연친화적이면서 지역경제를 도울 수 있는 릭샤(자전거)와 툭툭이(트라이시클), 칼레사(마차), 택시 등이 있는데, 특히 툭툭이는 끊임없이 호객행위를 하니까 적정가격은 사전에 참조하고 가야 한다 (필자인 나도 수차례 당하긴(?) 하지만, 적당히 여러 이유들로 스스로를 둘러대면서 긍정하며 가는 여행길이 몸도 마음도 편하다^^)

■인트라무로스, 한국의 명동성당 느낌의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과 성수동 느낌의 산 루이스 복합문화단지(Plaza San Luis Complex)
1571년 건축된 마닐라 대성당은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성당 내부로 햇빛이 쏟아지는 풍경과 특히 성당 2층에는 4,500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대형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현지인들의 결혼식 장면이 아름다운 곳이다. 대성당 옆의 이멜다 마르코스(Imelda Marcos)의 애완동물 프로젝트로 지어진 산 루이스 단지는 작은 내부 광장 주위에 지어진 5채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인트라무로스의 전성기였던 스페인 식민지 시절 거주지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이 단지에서 카사 마닐라(Casa Manila. 1800년대부터 부유한 필리핀 가족의 가정과 일상적인 일을 재현한 박물관), 바바라(Barbara. 우아한 계단, 은빛 색조의 거울,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인상적인 정통 필리핀 요리와 문화 체험의 배경이 되는 레스토랑), 백기사 호텔(White Knight Intramuros), 공방, 박물관 등을 만나 볼 수 있으며, 대나무 자전거(Bambike Ecotours) 에코투어 경험을 해보길 추천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문명은 다른 두 개의 이질적인 스토리와 서사가 만났을 때 꽃피웠다. 먼저 각자의 자신만의 견고한 스토리와 서사를 만든 후, 엇비슷한 환경보다 이질적 환경을 체험하는 것은 큰 자산 획득의 기회일 듯 싶다.

■필리핀 국립미술관(National Museum)
동시대의 의미있는 그림 한 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시대의 사건, 유행, 미학, 철학, 전통까지 모두 이해해야 한다. 전시 중이었던 그림들은 최첨단에서 놓인 메트로 마닐라 도시인들의 쓸쓸한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었다. 꽉 막힌 마닐라 도로에서 백미러에 들어온 뒷차의 운전사, 혼잡한 빌딩의 뒷골목에서 메마른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 도심속 공원에서 혼자 햄버거를 먹는 사람, 지하철 맞은 편에서 단잠에 곯아 떨어진 사람 등등.. 삶이 막막하고 버거울 때 사람들은 치유의 처방을 찾는다. 그 치유의 처방전이 이런 『접근가능한 예술』이었으면 좋겠다. 천박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편협하고 이기적이라는 거다. 그들은 아무데서나 떠들어대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대우받으려고 하고, 상대의 기분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나에게는 선과 도를 넘어서 주변을 생각하지 않는 일부의 허세나 플렉스라는 마케팅적 포장이 천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접근가능한 예술』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은 그런 천박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의 본질이 아름다움과 멋짐을 추구하기 때문이고, 접근가능한 예술은 아름다움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멋지게 만들려고 노력하니까. 여행처럼.

▲ 애프터 다크(After Dark), 사진 unsplash

■마닐라 베이(Manila Bay)와 『애프터 다크』 성벽탐험(After Dark Exploration of City Wall)
세계 3대 미항(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나폴리, 브라질 리우)에 견줄만큼 아름다운 필리핀의 대표 석양지 마닐라 베이는 해질녘 코스로 추천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파래지는 하늘과 조명 그리고 리잘 공원(Rizal Park) 잔디밭에 앉아 있는 석양을 즐기는 젊은 연인들과 가족들이 볼거리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인트라무로스 건축물들도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 입고, 전혀 다른 외관으로 나들이를 나선다. 가이드의 안내와 함께 인트라무로스의 야경과 관광지를 도보로 구경할 수 있는 ‘애프터 다크’ 투어는 저녁 6시30분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투어는 세계 2차 대전 당시의 인트라무로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산티아고 요새, 수백 명의 죄수들과 포로들을 수용했던 지하 감옥을 둘러보게 된다.

▲ 애프터 다크(After Dark) 성벽탐험, 사진 unsplash
▲ 애프터 다크(After Dark)-산티아고 요새 내부 지하감옥, 사진 필리핀관광부

■베이리프 호텔(Bay Leaf Hotel)의 스카이라운지 Sky Deck
고층 현대식 건물들과 두터운 성벽으로 둘러 쌓인 인트라무로스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스카이 덱의 마닐라 야경은 하루 일정의 마무리로 추천한다(식사가 부담스럽다면 음료와 주류도 가능하다). 풍요롭기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뉜다. 창가에 놔두고 싶은 예쁜 화초를 고르는 것처럼, 지적 호기심과 욕망의 탐험의 선택처럼, 소소한 것들에 보내는 그윽한 애착과 같은 결단의 경험을 통해 가슴벅찬 풍요로움을 느껴보면 좋겠다.  

▲ 베이리프(Bay Leaf) 호텔 전경 , 사진 부킹닷컴
▲ 베이리프(Bay Leaf) 호텔 Sky Deck Bar, 사진 필리핀관광부

현재 필리핀 행정부와 관광부는 코로나로 인해 인트라무로스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관광객들을 위하여, 박물관 투어, 교회 7곳을 방문하는 ‘비지타 이글레시아’ 투어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트라무로스를 꾸준히 알리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종식 이후, 더 큰 열린 공간, 새로운 야경 프로그램, 더 많은 볼거리로 가득할 인트라무로스에서 색다른 여행을 경험하길 바란다.

▲ '클럽 인트라무로스 골프’ 전경, 사진 필리핀관광부

<본 컬럼은 필자의 2019년 초 인트라무로스 방문 경험과 50+기고문을 편집하여 재작성하였습니다>

미디어파인 허승규 선임기자  love24hour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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