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치 [문경재 칼럼]

문경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l승인2020.06.24l수정2020.06.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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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문경재의 시시콜콜 경제]

이명박 정권 때 반값 아파트 열풍이 불었다.
서울 뉴타운에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와중에 공공택지에 반값으로 분양했다.
앞으로 서울은 새 아파트가 싼 값에 계속 공급된다는 신호를 줄기차게 보낸 셈이다.
사람들은 새 아파트가 차고 넘칠 것이라고 믿고,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단정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파트를 거들 떠 보지도 않았다.
그 기간 서울 아파트가격은 3% 떨어졌다.

박근혜 정권 시절에는 집 사라고 장려했다.
집값의 70%를 저금리로 빌려주는 정책을 썼다.
2007년 이후 동면에 빠졌던 집값이 2015년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두 정권 9년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억원이 올랐다.
중위가격은 서울아파트 전체를 일렬로 줄 세웠을 때 딱 중간 가는 아파트 가격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주택이 충분하니 집을 안지어도 된다고 공급정책을 뺐다.
투기꾼들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짐작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게 만들었다.
집사지 말라는 정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3년간 3억원이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밑그림은 김수현 전 청와대 실장이 그렸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주택정책을 담당했던 그는 폭등했던 당시 정책들을 다시 꺼내들었다. 복부인도 아닌 그는 실패한 정책을 왜 다시 끄집어내고 강화시켰을까.

참여정부가 끝난 뒤 펴낸 그의 저서에 답이 있다.

‘사람들이 집을 가지면 보수화 된다’
선거 때 민주당을 찍어줄 콘크리트 지지층은 집 없는 서민들인데 집을 사면 민주당 표가 날아간다는 진단이다.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정치를 했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에는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 새로운 정책이 없다.

조국 전 장관은 현 정부의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며 마침표를 찍는다.
‘개천론’이다.

모두가 개천에서 난 용이 될 필요는 없다.
개천에서 개구리, 붕어, 가재가 따뜻하게 잘 어울려 살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사다리 걷어차는 소리다.
현 정부는 부동산 관련 시민들을 세 계층으로 보는 듯하다.

첫째가 용이다.
여권 인사들도 대부분 개천에서 난 용들이 많다.
관대하다.
세금만 더 내면 두 채를 가지든 세 채를 가지든 상관없이 ‘사는 집 말고는 파시라’라고 립 서비스만 한다.
대통령과 담당 장관 빼고는 판 사람 몇 없다.
이 계층은 확실한 기득권층이며, 유유상종이라 언터처블이다.

두 번째가 개천 속 개구리 계층이다.
언젠가 개천을 박차고 뛰어나가 용이 되든 이무기가 될 관상이다.
현 정부의 핵심관리 대상으로 개천에서 따뜻하게 살도록 확실히 눌러놔야 한다.
민주당 표 날아가기 때문이다.
물려받은 것 없이 고소득층이 됐다고 집을 산다고?
‘대출해 주지 말고, 대출로 집사면 전세자금 회수해버려‘

세 번째가 붕어 계층이다.
확실한 가두리 양식장이다.
개천을 나가기도 어렵고 나갈 생각도 없다.
진정한 내 표밭이다.
‘용이나 개구리들한테 세금 많이 걷어서 먹고는 살게 해드릴게’

부동산은 대책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다.

올바른 정책이 있을 뿐이다.

공급을 확대해 보자.
재개발, 재건축, 임대주택 건설, 신도시 건설 등을 활성화 해보자.
다주택자 중고 물건이 시장에 공급되도록 물꼬를 터줘 보자.
시장에 아파트가 넘쳐날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도록 해보자.

보유세를 더 강화해보자.
6.17대책에서 좋은 정책 한 가지는 부동산 법인에 대한 규제다.
법인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소득세로 이익을 몰수하다시피한 정책이다.
마찬가지로 2주택 이상자에게 6억원 공제 없이 종부세를 3~4%로 올려보자.
이미 용이 된 계층이라 언터처블인가.

30~40대 무주택자에게는 기회를 주자.
소득이 충분하지만 목돈이 없는 무주택자에게 담보대출을 집값 대비 60~70& 해주자.
가점이 모자라 청약포기족이 늘어 가는데 희망이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정권 초기,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부자들 혼내준다고 물개박수 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 점점 박수에 힘이 빠지고 표정이 일그러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 토막 날줄 알았던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기 때문이다.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다.
우리 ‘이니’는 잘하고 있는데, 난 왜 기분이 다운될까 하고 말이다.

집값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2018년 기준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정부는 약50조원을 걷었다.
취등록세가 약19조원, 재산세/종부세가 엇비슷하고 양도소득세가 13조원이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도 따라 오르는데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금은 더 빨리 늘어난다.

그러니 누이 좋고(세금), 매부 좋은(선거표) 현 부동산 대책을 왜 바꾸겠는가.
구설수에 오르거나 정책 실패한 장관은 교체되는데, 20번의 실패한 대책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관을 보면 그렇지 않은가.
대책이 서른 번 나와도 그 나물에 그 밥일 수밖에 없다.

부자를 위한 정책을 편다고 이명박근혜 대통령 때는 욕 많이 먹었다.
그 때는 아파트 가격도 쌌고, 대출 받으면 중산서민층도 상대적으로 쉽게 집을 장만했다.

서민을 위한다는 현정부는 진정성과 선의가 있다.
세금을 많이 걷어 복지혜택 주면서 먹고 살게는 해준다, 개천에 있으면.
그런데 내 집 마련은 어렵다.

부동산 정치는 서민들의 피눈물로 완성되나 보다.

문경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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