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아림한의원 석선희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회사동료들과 점심식사를 마친 이 모씨는 갑자기 심한 가슴두근거림과 호흡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았고, 핑 도는 어지러움과 이러다가 사람들 앞에서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껴 서둘러 사무실을 나왔다고 한다. 몸 상태가 예사롭지 않아 조퇴를 하고 병원을 찾았으나, 병원에서는 검사상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후로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또 그런 증상들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점차 출근하는 일이 두려워졌고, 회사 사람들과도 어울리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이대로는 회사생활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고,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연예인병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연예인들이 앓고 있다는 공황장애는 이름은 익숙한 편이지만, 실제로 공황발작을 겪은 사람들은 절대로 익숙할 수 없는 증상에 심한 불안을 느끼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이미 10만명을 넘었고, 꾸준히 증가하여 2018년에는 약 16만명이다. 이 기간동안 20대 환자는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전 연령대에 걸쳐 공황장애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공황장애는 특정한 사건과 상황이 방아쇠처럼 작용하기도 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나 육체적 피로 등이 지속될 때 별다른 자극 없이도 갑작스럽게 증상이 발현된다. 공황장애의 원인은 대인관계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갈등 등으로 인한 심리사회적 요인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가바 등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의 이상, 측두엽과 전전두엽 등의 뇌구조 이상 등과 함께 불안과 공포를 조절하는 편도체와 해마의 기능저하로 인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공황발작은 불안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경보 체계가 오작동하여 극심한 불안, 공포, 두려움과 함께 심장 박동수 증가, 등의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순식간에 나타났다 길지 않은 시간에 사라지지만, 평소 경험해 보지 못한 강렬한 증상이기 때문에 또 그런 증상이 나타날까 봐 불안해하기 쉽다. 공황발작이 반복될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정신적인 긴장, 불안이 높아져 사회공포증과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다른 질환들이 동반될 수 있다.

여타 신경정신과 질환이 그렇듯, 공황장애 증상 역시,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정신과 약물이든 한약 치료든 대체로 치료경과가 좋은 편이지만, 평소 우울증이 있거나 사회공포증이 있는 환자가 공황발작을 경험하였거나, 공황장애가 만성화되면서 우울증, 사회공포증 등의 질환이 동반된다면 치료기간도 길고, 이후에도 재발이 쉽기 때문에 충분히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정신과 약물에 대한 거부감이나 내성에 대한 불안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혼자 의지로 견뎌 내려고 하다가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서 오는 경우가 있다면서 공황장애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하며, 정신과 약물 치료가 맞지 않거나 거부감이 들 경우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권한다.

공황장애 환자들의 경우 대체로 수면상태가 좋지 않고, 육체적 피로가 심하고, 인체 상부의 과긴장으로 인해 호흡이 얕고 빠른 편이다. 이러한 신체적 문제를 개선시켜 주는 데는 한약과 침치료, 추나요법 등이 매우 효과적이다.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신체증상과 정상적인 불안에 대해서도 과도한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경향이 있으므로 인지행동치료나 EFT(감정자유기법)를 통해 왜곡된 사고를 수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수면상태가 좋지 않고, 불규칙적인 식사,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경우 공황장애와 같은 불안장애를 경험하기 쉽다. 평소 생활관리와 함께 불안에 대응하는 방법을 익혀 놓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나친 생각을 멈추어야 하는데, 불안이 높은 사람들은 온갖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오히려 더 심한 불안을 가져오게 된다.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실제로 문제가 나타날 때까지는 현재 상황에만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은 낮동안의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몸의 긴장이 풀어지고, 두뇌의 노폐물이 청소되는 리셋의 시간이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핸드폰을 보거나 수면시간이 불규칙적이라면 정신건강을 위해서 꼭 고쳐야한다.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공황장애를 예방하고, 공황장애 치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해아림한의원 석선희 원장-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