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식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이며, 먹는 즐거움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행복이다. 그런데, 소화불량을 자주 겪는 사람이라면, 먹고 싶은 욕구는 있는데 마음대로 먹을 수 없어 답답하다. 만성소화불량은 흔한 증세로 보통은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소화제 정도에 의존하면서 관리를 미루다 보면 만성화되면서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속메스꺼움에 복부통증 및 복부팽만감, 역류성식도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다양한 증상이 만성소화불량으로 인해 나타나게 된다. 만성소화불량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그 근원을 ‘담적병’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소화불량과 담적의 연관성은 악순환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위장 기능의 저하로 음식물이 부패하면서 발생한 독소가 위 외벽 간질층에 침윤해 딱딱하게 굳어진 현상을 담적(痰積)이라고 하는데, 담적은 위장의 움직임을 떨어뜨려 소화불량 증상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 담적으로 인해 유발되는 각종 증상을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이다.
담적은 위장에 부담이 되는 식습관 즉, 잦은 인스턴트 음식 섭취 및 과식, 야식, 과도한 흡연과 음주,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더불어 복부팽만, 메스꺼움, 등 위장 장애가 나타난다. 또한 담적 독소가 전신에 퍼지면서 두통, 어지럼증,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담적병은 이처럼 광범위한 질환을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담적증후군(痰積症候群)으로 불린다.
담적병은 위장과 전신의 기능성 질환이기 때문에 내시경이나 초음파 같은 영상검사에서는 진단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내원하는 담적병 환자를 보면 초기 관리가 안돼 오랜 기간 담적이 방치된 상태가 대부분이라 치료기간도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능성 질환인 담적병의 치료와 관리가 그만큼 까다롭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담적병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담적병 증상은 교감신경의 과항진, 진액부족으로 인한 건조증 증상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한의학에서는 보통 담적을 풀어주면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몸속 진액을 보충시켜줄 수 있는 한약을 처방하게 된다. 한약이라는 한 단어로 표기되지만, 환자마다 먹는 습관, 생활 습관, 좋아하는 음식, 스트레스 정도가 다 달라 진맥을 통한 정확한 진단 후에 한약 처방이 이루어지는 게 중요하다.
또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약침과 침, 온열치료 등이 병행되면서 위장 기능을 회복을 돕고 기혈순환을 도와 담적의 치료와 동시에 재발의 위험을 낮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성소화불량의 증상은 물론 담적으로 인해 각종 질환도 사라지게 된다.
담적병(담적증후군)은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인 만큼 환자 스스로의 노력도 강조된다. 평소 담적을 예방할 수 있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하는데 위장에 부담이 없는 음식으로 천천히 꼭꼭 씹어 규칙적으로 식사해야 한다. 소화를 돕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양배추와 브로콜리, 토마토, 사과 등의 섭취량을 늘리는 것도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이다. 또한 주 3회 회당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의 실천으로 활발한 신진대사를 돕는다면 먹는 즐거움을 다시 되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