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다이어트의 개념을 체중 감량에 국한해 보자. 이 경우 대다수가 굳건한 신념처럼 가지고 있는 생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는 거다. 식욕을 참는 어려움과 인위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귀차니즘이 수반되겠지만 거의 맞는 얘기다. 일상적 행동 외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해 의도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신체 활동을 우리는 운동이라 부른다.

그러나 운동으로 정의하는 행위들을 귀찮거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내치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음식을 줄이는 일뿐이다. 문제는 우리가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고 싶다는 거다. 건강을 염두에 둔다면 소식다동이 맞을 텐데 말이다. 우리 몸은 나의 의지와 상반되는 주문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요구한다. 먹을 것이 궁핍한 시절 최소한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최대한의 열량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을 테니 당연한 요구다.

몸이 내 바람과 상반된 요구를 하므로 다이어트는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상처를 긁어 당장 가려움을 면하듯 우리 주위엔 욕구를 대신해 줄 조력자나 조력 물이 널렸다. 인터넷 등엔 기다렸다는 듯 다양한 식욕억제법이 널렸는데 대부분 네가 먹지 않도록 도와주었으니 절약한 음식값, 또는 그 이상을 내게 달라며 떼를 쓰는 식이다. 무작정 굶지 말고 잘 먹어야 한다며 제법 괜찮은 영양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궁극의 목표는 모객이요,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로 귀결된다.

인위적으로 식욕을 누르는 방법 중 정식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은 어떨까.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등 호르몬 분비 자극으로 중추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제 역시 장기 복용 시 심장 질환 등의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다. 장기 복용이란 전제는 부작용이 발생 전 복용을 중단해야 함을 의미한다.

필자가 지난 호에 제안한 회맹판 다이어트는 몸에 유용한 음식과 그 조리법을 통해 과학적으로 안전하게 식욕을 억제하자는 취지다. 회맹판(ileocecal valve)은 소장 아래쪽에 위치하여 포만감을 조절하는 관문이자 밸브의 역할을 한다. 필자의 발상 계기는 일종의 식욕억제호르몬인 CCK가 시상하부에 작용함과 동시에, 회맹판을 지나는 음식물의 속도를 늦춰 많은 포만감을 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상세 기전은 일종의 식욕억제호르몬인 CCK가 시상하부에 작용함과 동시에, 회맹판을 지나는 음식물의 속도를 늦춤으로 상대적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CCK는 죽같이 변한 산성의 미즙이 소장으로 넘어올 때 그 속에 포함된 지방산과 아미노산에 의해 자극되어 분비된다. 미즙에 지질 함량이 많을 경우 CCK의 분비가 촉진된다는 의미다. 그럼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 것이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회맹판 다이어트의 핵심일까?

정답은 양질의 불포화 지방산과 단백질을 갖춘 신선한 들기름 등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볶아낸 채소류를 충분히 먹는 것이다. 센 불을 이용해 단시간에 볶아낸 채소는 그 영양이 살아있고 식감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양질의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이 장벽 세포를 자극하여 CCK의 분비를 촉진한다. 또한 특히 나물이나 채소류의 불수용성 섬유질은 장을 통과하는 음식물의 속도를 지연시킨다.

결론적으로 회맹판 다이어트의 핵심은 양질의 식물성 기름을 이용하여 단시간에 볶아낸 채소(나물류 등)를 포만감에 영향을 줄 정도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강의 등으로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필자는 다양한 볶음 채소류로 거의 배를 채운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밥이나 빵, 면 따위에 손을 대지 않고 수저를 놓더라도 필자의 중국 여행은 볶음 채소류 덕에 늘 든든하다. 물론 귀국 후 저울의 눈금도 거의 올리지 않는다.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중국인이 날씬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그들의 식습관 중 양파나 차 탓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양이 많고 지질을 함유한 볶음 채소류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