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장면 총리 가옥] 한옥이 유난히 많았던 명륜동 일대. 그곳에 일찍이 1930년대 중반 한양(韓洋)절충형으로 들어선 가옥 한 채가 있다. 제2공화국의 내각 수반이었던 장면 총리가 1966년 서거할 때까지 30년을 살았던 근현대 정치사의 역사적 장소이다.  

운석(雲石) 장면은 1946년 정계에 투신하여 민주의원.과도정부 입법의원을 거쳐 48년 제헌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1948년 제3차 유엔총회 한국 대표로 참석하여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냈으며, 대통령 바티칸 특사를 거쳐 초대 주미 한국대사가 되었다. 51년 국무총리가 되었으나 이듬해 사퇴하고 다시 야당의 지도자로 떠올라 56년 부통령에 당선되었다.

제1공화국 국무총리와 부통령, 내각책임제인 제2공화국 국무총리를 역임한 건국, 외교, 민주의 선구자인 장면은 1961년 5.16 쿠데타로 채 1년도 안 된 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 후 정치정화법에 묶여 정치활동을 금지당하고, 한때 이주당(二主黨)사건(5·16 뒤 군사정부 전복을 음모하였다는 혐의로 민주당(民主黨) 계열 중심의 각계 인사들이 송치된 사건)으로 반혁명 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투옥됐다가 석방된 후 5년간 종교생활에 전념하다가 1966년 지병인 간염으로 비운의 정치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 내부 속 복도
▲ 개량화된 화장실과 부엌

장면가옥은 동성상업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던 1937년 손위 처남인 건축가 김정희(명동 대성당 보수공사 등 천주교 관련 건축에 관여)에게 의뢰하여 지은 집으로 1966년 서거 시까지 30년 남짓 거주하던 곳으로 근현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장소이다. 내부 화장실, 북쪽에 자리 잡은 부엌 등 전통주택의 개량화를 반영했고 공간을 연결하는 미서기문(2매 이상의 문을 2개 이상의 홈이나 레일 상을 수평 좌우로 이동하여 개폐하는 창호)으로 편리함을 강조하고 높낮이를 달리한 손잡이로 자녀들을 배려했다.

등록문화재 357호로 지정된 이곳은 가족들의 공간인 안채를 비롯한 국정 업무가 이뤄지던 사랑채, 경호원실, 수행원실이 원형대로 잘 남아 있으며, 한식, 일식, 서양식의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있는 독특한 양식의 보기 드문 가옥이다. 제2공화국의 초대 내각이 구성된 반도호텔, 신문로 민주당 소장파본부, 총리가옥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2007년 매각과 철거 위기에 처했던 장면 가옥은 복원을 거쳐 2013년 4월 19일, 4.19 혁명 기념일에 맞춰 개방되었다. 내부 전시관엔 대한민국 초기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 서른아홉 점과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건축 당시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장면 가옥. 전통한옥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1930년대 신주거문화운동이 반영된 가옥은 정치 격동기, 민주주의의 꿈이었던 장면 총리의 또 다른 모습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장면 총리 가옥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67945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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