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강철비2’, ‘다만 악~’, 성수기 승자는? [유진모 칼럼]

유진모l승인2020.08.01l수정2020.08.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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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강철비2: 정상회담’(양우석 감독)이 29일 개봉 스코어 22만 2195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5일 개봉돼 1위를 지켜온 ‘반도’(연상호 감독)는 7만 3875명을 동원해 2위로 내려앉은 가운데 300만 명 돌파와 해외의 흥행에 만족해야 했다.

내달 5일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가 개봉된다. ‘강철비2’는 2주라는 간격으로 ‘반도’가 관객을 끌어들일 시간을 줬지만 ‘다만 악~’은 단 일주일 만에 흥행 대결에 가담하니 사실상의 정면대결이다. NEW, 롯데, CJ 등 국내 거대 배급사의 텐트 폴 무비 3편 중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승부처는 다음 주말인 8~9일이다. 이 이틀간의 흥행 성적이 최후의 승리자를 가늠할 것이다. 단 작품성과 재미는 다르다. 흥행 결과가 반드시 완성도를 증명하는 건 아니다. ‘반도’의 주요 소재는 좀비고, ‘강철비2’는 잠수함이며, ‘다만 악~’은 누아르다. 모두 재미의 첨병은 액션이지만 결이 다르다.

‘반도’의 좀비는 조지 로메로 등 기존 작가의 그것과 달리 동작이 재빠르고 빛과 소리에 민감하다는 게 신선하다. 서양 영화의 좀비는 머리를 몸통에서 분리하거나 심장에 치명적인 충격을 가해야 죽지만 한반도의 좀비는 따로 그런 설정이 없다. 살짝 아쉽긴 하지만 구태의연하지 않은 미덕도 있다.

▲ '강철비2'

카 체이싱 액션은 단연 돋보인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리얼 액션이라는 데 비교해 대역과 CG 등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지만 실제 관객이 즐기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영화는 관객을 어떻게 그럴듯하게 속이느냐가 관건이니까. 민정 모녀의 맹활약은 국내 액션 중 희귀성에서 가치가 크다.

‘강철비2’의 액션이라면 해전이다. 역시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잠수함 대 잠수함, 잠수함 대 폭격기의 해전이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다. 이 작품은 액션보다는 북측 고위 장교의 쿠데타로 남북미 세 정상이 해저 잠수함에 억류됨으로써 발생한 제3차 세계대전 가능성의 서스펜스가 포인트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란 현실은 비단 남과 북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국제적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켰으며, 유럽과 아시아 각국도 간접 영향권 아래 있기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관객들이 관심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악~’은 킬러 대 킬러라는 아주 단순한 구조가 강점이다. 웬만한 폭력조직 하나쯤은 혼자서 궤멸시킬 만한 전투력과 잔인함을 가진 추격자가 제 형을 죽인 킬러를 쫓는다. 킬러는 유괴된 8살 딸을 찾기 위해 마피아 조직과 맞선다. 이 과정에서 칼, 중화기, 수류탄이 동원된 카 체이싱이 펼쳐진다.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연기력과 흥행성이 입증된 황정민과 이제 연기파로 완전히 자리 잡고 시나리오를 고를 줄 아는 혜안까지 갖춘 이정재의 조합은 보증수표다. 감독은 그것만으로도 불안했던지 박정민이란 히든카드까지 끼워 넣었다. 가벼운 재미로만 치면 세 작품 중 단연 선두다. 요즘 같은 시기 해외 로케이션은 덤.

‘반도’는 유일한 가족(?)인 ‘전’ 매형을 지키려는 정석과 두 딸과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민정의 가족애가 신파조이긴 하다.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존재는 인간’이란 감독의 철학을 위한 설정이긴 하지만 좀비가 의외로 덜 위협적이라는 점도 다소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자기주도 여성’은 숭고하다.

‘강철비2’는 한편으론 블랙코미디다. 세 정상은 외모는 전혀 다르지만 실제 정상들의 캐릭터 혹은 상황을 빌렸는데 특히 미국 대통령 스무트는 절묘하다. 대놓고 트럼프를 비웃는 감독의 골계미 유머 감각. 남측은 실용주의, 북측은 실증주의, 미국은 속물근성일 따름이라는 포복절도할 시퀀스라니!

‘다만 악~’은 ‘반도’와 함께 속죄라는 철학적, 종교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월하다. 성선설이나 성악설은 사람이 만든 사상에 불과할 뿐 사람은 그저 탐욕적이지만 개별적인 이성과 도덕적 관념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재미와 철학의 종합 점수는 ‘다만 악~’이 다소 돋보일 듯하다.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스포츠서울 연예부 기자,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칼럼니스트

유진모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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