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사람의 몸을 씻거나 의복 등을 빨래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비누는 언제부터 인간이 사용해 왔을까? 그 유래를 보면 기원전 2500년경 수메르인들이 산양 기름과 나무의 재를 이용하여 비누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약 3000년 전 로마시대에는 사포(Sapo)라는 언덕에서 양을 구워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제사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제물로 바치는 양이 탈 때 기름이 나오게 되고 이 기름이 타고 남은 재와 섞이게 된다.

비가 내리면 탄 기름과 재가 섞인 흙이 빗물로 티베르 강에 흘러 들었고 이것이 우연히 강에서 빨래하는 세탁물과 혼합되면서 빨래가 희게 처리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불가사이하게 여겼다. 시행착오가 반복이 되면서 사람들은 그 흙을 존귀하게 여기게 되었고 이 기름과 재가 섞인 흙을 이용하여 빨래를 할 생각을 하였다. 사람들이 빨래에 사용하게 된 이 기름과 재가 섞여 굳은 흙이 비누의 시초라 한다.

이후 사람들이 올리브유, 콩기름 같은 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지방에 가성 소다를 섞어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이것은 천연물질이라 인간이나 자연에 해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천연자원의 수급도 어렵고 대량생산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독일에서는 석유에서 추출, 제조한 합성 계면활성제와 응고제를 써서 비누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합성세제의 기원이다. 하지만 이 합성세제는 인간과 자연에 환경오염이란 또 다른 재앙을 선사한다.

미국에서는 TV의 드라마나 연속극을 ‘soap opera’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한때 우리나라 신문의 주요 광고주가 제약이나 서적 광고였듯이 비누회사가 드라마에 광고주로 많이 참여를 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아무튼 비누란 용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첫번째 위키백과사전의 설은, 인도-유럽 공통기어 ‘seip-(쏟다, 흐르다, 압박)’에서 게르만 조어 ‘saipõn/ saipijõn(soap)’이 나왔고 이 말이 고대 영어로 유입되어 ‘sãpe(soap, salve)’가 됐다. 다시 중세 영어로 와서 ‘sope/ sape’가 되면서 ‘soap’으로 최종 정착이 됐다.

두번째 설은, 비누의 ‘soap’이 지명인 ‘sapo’에서 유래되었다는 지명 유래설이다.

세번째 설은, 그리스어 ‘Sapona(비누)’가 변하여 ‘saponin(거품이 일다)’이 되었고 이 말에서 soap이 유래했다고 한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