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후쿠오카' 스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오는 26일 첫 방송 예정이던 KBS2 새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오지영 극본, 김민경 PD)에 출연하는 허동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으로써 제작진은 촬영, 제작 발표회, 첫 방송 등 예정된 일정 일체를 연기하는 등 방송, 연예계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영화 ‘후쿠오카’는 21일 오전 권해효와 장률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를 강행군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동안 우려되던 방송가와 영화계의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속속 현실로 드러났고, 이는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그 확산세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발 확산세에 못지않은 대유행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는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

‘도도솔솔라라솔’은 지난 19일 허동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촬영이 중단된 채 그와 함께 촬영을 했던 제작 관계자들과 스태프 등이 자가 격리 및 코로나19 검사로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이에 서이숙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고아라와 예지원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BS는 검사를 받은 인원이 전부 음성 판정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14일간의 자가 격리 준칙을 지킨 후 최종적으로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경우 촬영장 복귀를 허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선 지난 19일 현재 방송 중인 KBS2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에 출연 중인 조연 배우 서성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촬영 당일 서성종과 동선이 겹친 사람들은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 중이다.

서성종과 함께 연극 ‘짬뽕’에 출연 중이던 허동원과 김원해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연극은 공연이 중단됐다. 또한 허동원을 분장했던 분장사가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그 분장사와 접촉한 오만석이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송가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은 그동안 드러내놓고 문제 삼지는 않았지만 방송 관계자 다수가 은연 중에 우려했던 상황이다. 현재의 확산세는 그 걱정이 현실로 입증된 것.

이는 영화계와 극장가도 예외는 아니다. 극장의 경우 매표 시 좌석 사이 간격을 두고 있긴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2시간 안팎의 시간 동안 다수가 함께 숨을 쉰다는 건 감염 위험이 분명히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촬영장에서의 감염 가능성 역시 농후한 게 사실. 정황상 스태프를 제외한 배우는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상황이고, 지근거리에서 서로의 비말을 맞아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후쿠오카’의 라운드 인터뷰는 지탄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권해효와 박소담이 주연한 이 영화는 지난 3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오는 27일로 미뤄졌다. 더 이상 미루기 힘들다는 배급사 측의 사정도 있었겠고, 개봉을 결정한 시기 역시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로 인한 폭발적인 확진자 급증이 있기 전이었기에 지탄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하루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 상황에서 굳이 라운드 인터뷰를 강행군했어야 했을까? 홍보에 눈이 멀어 국민 건강을 운에 맡기자는 ‘한탕 심리’가 작용하지 않았다는 명명백백한 근거는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를 우려해 매 라운드 당 기자 수를 5명으로 제한한다던 애초의 약속과 달리 이날 한자리에 모인 기자 수는 10명 안팎이었던 점도 배경이다.

요즘 연예 스타는 특권층으로 분류된다. 스타 1명당 인기에 뒤따르는 수입이 20세기와는 차원이 달라 웬만한 중기업 수준을 뛰어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들의 매니저 및 연예 관계자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크게 변화했다. 물론 실력을 인정받은 관계자는 그만큼 수입도 높다. 나영석 PD의 경우 오너보다 더 벌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일부 연예 스타가 특권의식을 휘두르는 추태를 보이듯 연예인 및 그 관계자들이 혹시라도 일부 광신도들처럼 코로나19에 대해서까지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대한 우려와 불쾌한 의심이 든다.

칸트가 비판 철학자라면 니체는 의지 철학자다. 그런데 칸트에 비해 니체에 대해 일부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그가 주창한 의지의 탄착점이 권력이기 때문이다. 니체는 말년에 10년 동안 정신 질환을 앓다 죽었다.

법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와 국민에게 머물도록 규정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듯하다. 만약 교리대로 영혼불멸이라면 자유와 평등을 꿈꿨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하늘에서 통탄할 노릇이다.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스포츠서울 연예부 기자,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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